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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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20만닉스’ 찍나… 반도체株 ‘깜짝 실적’ 기대감

증권가, 목표 주가 줄줄이 상향

삼성·SK하이닉스 2분기도 장밋빛
외국인 1분기 순매수의 절반 차지
개미 투자자들 차익 실현은 ‘변수’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글로벌 인공지능(AI) 활황세 등에 힘입어 기나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이 2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에서는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싸고 ‘십만전자’, ‘20만닉스’ 전망까지 나왔다. 두 회사 모두 1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기조 등이 낙관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업황 전망은 밝은 편이다. 두 업체가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 중인 D램 메모리는 최근 스마트폰·PC 수요 회복세다. 감산 효과로 공급 과잉이 완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D램과 더불어 낸드 가격도 하락을 멈추고 상승 전환했다. 업계는 1분기 D램 가격은 평균 16%, 낸드 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평균 23% 올랐을 것으로 추산한다. 2분기에도 D램은 전 분기 대비 3∼8%, 낸드 플래시 메모리는 13∼18%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AI 산업 성장으로 AI용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고성능 메모리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3%, 38%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고객 맞춤형 HBM 생산 주문과 HBM3E 등 고부가 제품 양산 본격화 등 전망도 가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8만원대인 삼성전자는 10만원대로, 18만원대인 SK하이닉스는 20만원대로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예측이 주를 이룬다.

한국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행보도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기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5조5020억원어치, SK하이닉스 1조7560억원어치 주식을 각각 순매수했다. 1분기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15조9080억원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는데, 절반 정도가 두 종목에 집중됐다.

 

이 같은 실적에도 ‘개미’들이 계속 머무를지는 변수다. 당장 차익 실현에 나설 수도 있다. 실제로 이날 삼성전자는 장 초반 52주 신고가(8만3300원)를 기록했지만 결국 전날 대비 400원(0.49%) 떨어진 8만2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 10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은 96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97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도형·이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