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백 YTN 사장 “편파 왜곡 ‘쥴리 보도’가 YTN 민영방송 바뀐 이유인지 자문해봐야”…박민 KBS 사장과 판박이

취임식에서 “다른 공영방송과 마찬가지로 노영방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언론노조, “KBS에서 목격한 풍경과 판박이”, “공정방송 가치 지키며 단호히 맞설 것”

김백 YTN 신임 사장이 취임 일성으로 지난 대선 당시 YTN의 ‘쥴리 보도’가 편파 왜곡 방송이라며 YTN 민영화의 단초가 됐다고 밝혔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YTN 최대주주로 유진그룹을 승인했는데, 검찰은 최근 A 유진투자증권 전 이사와 태양광업체 실소유주에 대해 110억원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김 사장은 1일 서울 상암동 YTN 본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YTN은 2022년 대선을 전후해 뉴스의 공정성과 공공성을 지키지 못하면서 편파 왜곡 방송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을 아무런 검증 없이 두 차례나 보도한 이른바 ‘쥴리 보도’가 그 정점을 찍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밖에서 YTN을 바라보면서 참담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며 “이것이 공영방송에서 민영방송으로 바뀐 이유가 아닌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TN은 지난 대선 당시 안해욱 전 초등태권도협회장이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예명을 쓰는 김건희씨를 소개받았다는 주장을 담은 인터뷰를 보도한 바 있다.

 

김 사장은 또 “YTN은 조만간 국민께 그동안의 잘못을 고백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대국민 선언을 통해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는 노력을 할 예정”이라며 “엉터리 왜곡 보도가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는지도 살펴보고 철저한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YTN 또한 다른 공영방송과 마찬가지로 노영방송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노조가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경영권과 인사권에 개입하는 행위는 용납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일성은 박민 KBS 사장 취임 행보와 비슷하다. 박 사장은 취임 하루 뒤인 지난해 11월14일 ‘불공정·편파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유진그룹에 인수된 YTN은 지난달 29일 민영화 뒤 첫 주주총회·이사회를 열어 김백 전 상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취임 이후 3일만에 박 사장처럼 자사의 보도를 불공정·편파 보도라고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취임식에서) 김백은 경호원들을 향해 항의하는 YTN 조합원들을 끌어내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몇달 전 KBS에서 목격한 풍경과 판박이”라며 “언론노조와 YTN지부는 YTN 안팎에서 보도전문채널의 공공성과 공정방송의 가치를 지켜내고 부당한 인사 조치 등 YTN 언론노동자들에게 위협이 되는 모든 시도에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사장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YTN 이사 등으로 재직하면서 YTN 해직 사태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또한 유튜브 등에서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국민 우려를 비과학적이라 말하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를 ‘언론 스토킹’이라고 비호하는 등 친정권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