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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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디어, 하루 만에 주가 20% ‘뚝’… 상장 후 상승분 증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그룹’(트럼프 미디어) 주가가 급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800억원 가까운 순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트럼프 미디어는 1일(현지시간) 지난해 5820만달러(약 790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트루스 소셜 광고 수주가 410만달러(약 56억원)에 머물렀다. 손실 대부분은 3940만달러(약 534억원)에 달하는 이자비용이 차지했다.

 

지난주 상장 후 수직 상승했던 회사 주가는 이날 20% 넘게 급락하며 상장 전 가격으로 되돌아갔다. 실적 공시 후 트럼프 미디어 주가는 21.5% 급락한 48.66달러에 마감했다. 상장 전날인 지난달 25일 종가가 49.95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상장 이후 상승했던 가격이 이날 하루에 모두 사라진 셈이 됐다.

 

트럼프 미디어는 기업인수목적회사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과 합병하는 형식으로 지난달 26일 뉴욕증시에 우회 상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니셜을 딴 종목코드(DJT)로 지난달 뉴욕증시에 공식 데뷔하기 전부터 기업가치가 급등해왔다. DWAC 주가 역시 트럼프 미디어와 합병이 예고되면서 올해 들어 지난달 28일까지 255%가 올랐다.

 

신생기업인 트럼프 미디어가 적자 기업이라는 사실은 상장 이전부터 알려진 사실이었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주 상장을 앞두고 지난해 9개월간 매출이 340만달러(약 46억원)에 불과한 데다 이 기간 동안 4900만달러(약 664억원)의 순손실을 입었다고 공시한 바 있다. 다만 트루스 소셜의 연이은 적자 운영에도 초반 주가 상승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트럼프 미디어 주주 대다수를 차지하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한 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 급락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38억달러(약 5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트럼프 미디어의 공시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패소 시 영향도 언급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루돼 있는 각종 소송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위험 요인을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이사회의 특별 승인을 얻어 지분의 조기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의무 보유 확약으로 6개월간 주식 매도가 금지돼 당장 현금화는 어려울 것으로 전해졌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