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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尹정부 비판 文에 “최악의 정부는 바로 문정부”

"정파·진영 대표하는 前 대통령, 국론분열·사회갈등 초래"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일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 지원에 나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 데 대해 "우리가 경험한 최악의 정부는 바로 문재인 정부"라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한동훈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세종 유세에서 "문 전 대통령이 '70년 살았지만 이런 정부는 못 봤다'고 했는데 (문 전 대통령) 기억력이 나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전날 경남 양산에서 민주당 이재영 양산갑 후보를 지원하면서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 것 같다. 지금 정부가 너무 못한다. 정말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위원장은 "원전 생태계가 무너져 원전 없이 전기료가 오르는 나라로 돌아가고 싶나"라며 "중국에 '혼밥 외교'를 하고 무시당하고 한미일 공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국뽕' 외교를 했다. 다시 '셰셰' 외교하는 문재인 정부로 되돌아갈 것이냐"고 물었다.

 

그는 "범죄 혐의가 주렁주렁 달린 이재명 대표나 조국 대표가 권력을 잡게 되면 다 그때로 돌아가고 더 나빠질 것"이라며 "그걸 허용할 거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문 전 대통령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잊어버리고 있던 최악의 정부, 문재인 정부의 시절을 여러분이 기억할 수 있게 해준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 유세에서도 "문재인 정부 당시 나라가 망해갔던 거 기억 안 나나. 부동산이 폭등하고 살기 힘들었던 것 기억하지 않나"라며 "마지막에 그런 사람이 이렇게 등장해 '70년 만에 처음 본다'니 저는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선대위 김시관 대변인도 논평에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5년'의 세상을 살아온 수많은 국민은 문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27차례나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버리지 않은 오기, 이념의 볼모가 돼 원전을 폐기한 무지, 통계와 수치를 조작해 지옥을 천국이라 속였던 무모함, '중국은 큰 봉우리, 우리는 소국'이라는 사대, 대한민국 공군 1호기가 이유 없이 인도 타지마할을 향한 웃지 못할 소극"이라며 문재인 정부 당시 '실정' 사례를 나열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은 지지자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여야 한다"며 "정파와 진영을 대표하는 순간,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다"고 비난했다.

 

또 "국가의 백년대계보다 지지층 요구로 국정을 이끌던 그때의 아픈 기억과 상처가 되살아나서는 안 된다"며 "이번 발언으로 국민 불신이 깊어질까 우려된다. 잊히길 원했던 (문 전 대통령의) 작은 소망이 실천되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부산 수영에 출마한 장예찬 후보는 BBS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를 돌아보면 소득주도성장 실패,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힘들게 한 것, 무엇보다 엄청난 부동산 폭등의 후유증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정치권에 개입하는 발언을 할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한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들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져라. 셀카 쇼만이 정치의 전부가 아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선거가 이번 뿐 만이 아니잖느냐. 흔들리지 맙시다"며 "벌써 핑계나 댈 생각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합시다. 다 하고도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남 탓 말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 집시다"고 썼다.

 

그는 전날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믿었나"고 비판했다.

 

아울러 "박근혜 탄핵 때 힘모아 헤쳐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난파선의 쥐새끼들처럼 홀로 살겠다고 뛰쳐나가던 무리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이어 "얼마 전까지 하늘처럼 떠받들던 대통령을 이제와서 자기가 낙선하게 생기니 자기 역량은 탓하지 않고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탈당을 요구하느게 니들의 감탄고토(甘呑苦吐) 정치 스타일이냐"고 쓴소리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덕에 국회의원 거저 먹겠다고 설칠 때가 불과 몇 달 전인데, 이제와서 벼락치기 선거가 안되니, 그게 대통령 탓이나"고 몰아붙였다.

 

홍 시장은 "YS는 총선 2년 전부터 치밀하게 선거 준비를 해서 수도권 압승을 이끌었다. 뿌린대로 거두는게 선거"라며 "선거는 막연한 바램이 아니고 과학이다. 제발 남은 기간 만이라도 남 탓하지 말고 지역구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읍소해라"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