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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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16만원에 벚꽃 보러 같이 갈 분…MBTI 보내주세요”

"벚꽃 필때, 이성과 하루쯤 식사하고 싶다"
시급 등 근로 조건 제시…"근로계약서 쓰겠다"

벚꽃 시즌 나들이를 함께 갈 ‘알바’를 찾는다는 글이 온라인을 통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함께 벚꽃을 보러 갈 이성을 고용하겠다며 성격 유형 타입인 MBTI를 적어 지원서를 보내달라는 내용까지 담겼다.

 

봄기운이 완연한 2일 대구 북구 침산공원에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사진 = 뉴시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벚꽃 데이트 일일 알바(女) 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인생을 살아보며 벚꽃이 피는 날 이성과 하루 정도 함께 식사를 하고 싶어 구인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가 올린 글에는 자세한 고용 조건이 적혔다. A씨는 자신을 만 35세의 남성으로 소개하며 신장과 몸무게 등 자세한 인적 정보를 설명했다. 또 벚꽃 만남 일자는 이달 6~7일 중 하루로 장소는 서울 한강과 여의도 일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급여와 관련해 시급 2만원에 8시간 근무로 총 16만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근로계약서 작성’ ‘출퇴근 픽업 가능’ ‘식사 최대 두끼와 후식 제공’ 등 조건을 복지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신체 접촉은 일체 없으나 인파가 혼잡해 이동이 불편하면 손은 잠깐 잡을 수 있다고 했다. 

 

A씨는 자신이 올린 구인글에 지원 가능한 사람에 대해서도 ‘미혼’ ‘20세 이상, 39세 이하’ ‘서울 및 수도권 거주’ ‘대략적인 데이트 코스 및 계획 등 일체 전반 준비 가능한 자’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벚꽃 개화 시기가 오면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함께 벚꽃을 보러 갈 이성을 고용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화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 캡처)

그는 “장난이라는 분이 계셔서 특약 사항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그가 제시한 특약사항에는 ‘고용주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체결되면 계약금 5만 원을 입금한다’ ‘계약금 입금 이후 계약을 파기한 자는 민법 제398조, 동법 제565조에 의거 배액배상을 파기 상대방에게 계약 파기일 23시 59분까지 입금한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해당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그냥 소개팅 상대 찾는 것 아닌가요”, “이럴 거면 소개팅이 낫다”, “남 일 같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감정의 금전화'가 자칫 성 상품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