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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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 처음 본다” 직격

"막말이 난무하는 아주 저질의 정치가 됐다" 쓴소리 쏟아내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부인 김정숙 여사와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오상택 울산 중구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일 울산을 찾아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막말과 독한 말들이 난무하는 아주 저질의 정치가 됐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김정숙 여사, 더불어민주당 오상택 중구 후보 등과 함께 울산 태화강국가정원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70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며 "정말 민생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소리도 들린다"며 "우선 우리 정치가 너무 황폐해졌다. 막말과 독한 말들이 난무하는 아주 저질의 정치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상택 후보는 지난 정부 청와대 안보실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며 "이렇게 젊고 새로운 인물들이 국회에 많이 진입해야 울산의 정치가 바뀌고, 또 대한민국의 정치가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태화강국가정원에 약 30분 가량 머물며 오상택 후보의 유세를 도왔다. 그는 시민들과 경계를 허물고 사진을 찍으며 적극 소통했다. 청년 유권자에게는 "투표해야 해요 투표!"라며 독려하기도 했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동구 일산동에 위치한 보성학교 전시관를 찾아 민주당 김태선 후보를 격려했다.

 

보성학교는 항일운동 구심점 역할을 했던 울산 유일의 민족사학이다. 약 10분간 전시관을 둘러본 뒤에는 보성학교 설립자인 성세빈 선생 생가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김태선 후보와 성세빈 선생의 친손자 성낙진씨 등과 만나 성세빈 선생의 서훈 지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문 전 대통령은 "지역에서 존경받는 선각자이자 독립운동가이고, 보성학교를 통해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셨는데, 정작 성세빈 선생은 아직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해서 섭섭하겠다"고 후손을 위로했다.

 

김태선 후보는 "성세빈 선생이 서훈을 받는 것이 제 개인적이 희망"이라며 "당선시켜 주시면 반드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김태선 후보가 성세빈 선생 생가를 방문 장소로 택한 것은 서훈이 되겠끔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김태선 후보의) 방문 자체가 공약"이라며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서훈 지정을)책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취재진에게는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하는 너무나 중요한 선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저와 특별한 연고가 있는 지역이나 후보들을 찾아가 조용하게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선 후보는 지난 정부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라며 "문재인 정부가 무너진 조선산업을 되살렸듯이 김태선 후보는 무너진 민생을 다시 살려낼 수 있는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오늘 (방문하는) 민주당 오상택 중구 후보 역시 청와대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고, 전은수 남구갑 후보도 법조 후배라서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출신 김연주 시사평론가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도 처음 봐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단번에 정권 교체되었음에도 ‘칠십 평생 이렇게 못하는 정부가 처음’이라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 전임 대통령은 처음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과거 재임 시 유례없는 부동산값 폭등에도,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 했을 때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면서 "국채 1000조 원 시대를 열어젖힌 것과 같은 심대한 정책적 오류를 넘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원전 조기 폐쇄, 전 사위 서 모씨 타이이스타 관련 문제 등 사법적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형편임에도, 어떻게 이처럼 정치적 영향력 행사로 비치는 행보를 하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전임 대통령"이라며 "그 어려운 것을 또 해내고야 마는 모습에 놀랄 따름이다"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