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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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명작 vs 매력만점 포 vs 건담 팬덤… 4월 극장가 한·미·일 애니 대전

3D 애니로 돌아온 ‘유미의 세포들’
작가 되고파 퇴사한 유미의 일과 연애
응원하는 세포들의 좌충우돌 성장기

8년 만에 컴백 드림웍스 ‘쿵푸팬더4’
식탐 많은 ‘전사’ 포, 후계자 찾는 모험담
온 가족 즐길 수 있는 액션·웃음의 조화

20년 만에 돌아온 ‘기동전사 건담…’
TV애니 시드 시리즈 극장판으로 귀환
고정팬 힘입어 사전 상영회 인기몰이

이달 초 한·미·일 애니메이션이 동시에 극장가를 찾는다. 드림웍스 시리즈인 ‘쿵푸팬더4’는 10일 개봉한다. 2016년 3편 이후 8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둥근 배에 짧은 팔다리로 초고수 무술 실력을 선보이면서도 허술하고 식탐 많은 모습은 여전하다. 웹툰과 드라마로 인기를 모은 ‘유미의 세포들’은 3일 극장판 3D(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개봉한다. 전 세계 팬덤을 가진 일본의 거대로봇 ‘기동전사 건담’도 같은 날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을 선보인다. 20년 만의 ‘시드(SEED)’ 시리즈다.

 

대작 신작이 없는 이달 초 극장가에 한·미·일 애니메이션이 일제히 걸린다. (왼쪽부터) ‘쿵푸팬더4’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

◆온 가족 즐길 만한 ‘쿵푸팬더4’

 

마이크 미첼·스테파니 스티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쿵푸팬더4’는 만듦새가 매끄럽다. 용의 전사가 된 포(잭 블랙 목소리)가 평화의 계곡을 위협하는 악당을 물리치고 후계자를 찾으면서 겪는 모험과 성장담을 그렸다.

 

스승 마스터 시푸(더스틴 호프만)는 포에게 용의 전사에서 내려와 후계자를 찾고 영적인 지도자가 되라고 명한다. 포는 내키지 않는다. 변화가 두려워서다. 명언보다 음식이 먼저 떠오르는 자신이 영적 지도자라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후계자감도 마땅치 않다. 이 와중에 여우 젠(아콰피나)이 유물을 훔치려 성에 침입했다가 잡힌다. 광산에 악당이 다시 나타났다는 비보도 들려온다. 약삭빠른 젠은 포에게 악당의 정체가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이라고 귀띔한다. 포는 카멜레온에 맞서기 위해 젠과 길을 나선다.

 

‘쿵푸팬더4’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려우니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 씨앗에게 성장할 기회를 주라는 메시지를 액션과 웃음으로 잘 버무렸다. 포와 젠의 첫 대면, 나루터에서의 소동, 성에서 카멜레온과의 대결 등 굵직한 액션 장면도 역동적이다. 특히 포 일행이 경찰떼에게 쫓기는 장면은 리듬감 있는 음악과 어우러져 매력적이다. 쿵푸 고수의 진중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포는 현실적이고 친근하다.

 

4편은 전작을 보지 않아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앞서 2008년 개봉한 ‘쿵푸팬더’ 1편은 2008년 국내에서 465만여명을 불러들였다. 2편(2011년)은 506만여명을 기록했으며, 3편은 398만여명을 모았다.

미국 드림웍스 시리즈 ‘쿵푸팬더4’.

◆30대의 성장담 ‘유미의 세포들’

 

3D 애니메이션인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는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30대 평범한 직장인 유미가 꿈을 위해 퇴사하면서 겪는 불안과 사랑, 성장을 담았다.

 

원작 웹툰 ‘유미의 세포들’은 2015∼2020년 네이버에서 연재돼 누적 조회 수 35억뷰를 기록했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다. 극장판은 원작 내용 중 유미의 행복을 응원하는 세포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연출을 맡은 김다희 감독은 “유미라는 평범한 인물이 일상에서 연애와 일, 두 분야에서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질 수 있도록 에피소드를 골라 하나의 큰 이야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드라마에서 애니메이션 부분을 담당하기도 했다.

 

극장판에서 유미는 오랜 꿈이던 작가가 되기 위해 퇴사 후 공모전을 준비하며 노력한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 세포’가 자라나고, 남자친구와 관계가 흔들리며 ‘사랑 세포’가 흑화하는 등 세포들 사이 갈등이 고조된다. 극장판에서는 드라마에 없던 세포인 ‘징크스 세포’가 등장하고, 유미의 ‘우울 처리장’은 더 세밀하게 표현된다.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유미의 세포들 더 무비’.

◆20년 만에 돌아온 건담 시드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은 2004년 TV애니메이션 ‘건담 시드 데스티니’ 이후 20년 만에 나온 시드 시리즈다. 극장판 제작이 결정된 후 10여년이 훌쩍 지나 나온 만큼 팬들의 반응이 뜨겁다. 1979년 ‘기동전사 건담’으로 시작된 ‘건담’은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신작은 유전자 조작 인간과 자연 그대로인 이들 사이 전투가 끊이지 않는 황폐한 우주가 배경이다. 전쟁 종식을 위해 세계평화감시기구 ‘컴퍼스’가 창설된다. 컴퍼스 멤버들은 신흥국을 방문했다가 한층 강화된 유전자 조작 인간인 어코드들의 음모에 휘말린다. 이 작품은 생명은 유전정보의 명령이 아닌 자유의지로 살아갈 권리가 있다는 주제를 우주적 전투 장면에 녹였다. 

일본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드 프리덤’.

고정 팬층이 두터운 작품이다 보니 국내에서는 지난달 30, 31일 특별관 프리미어 상영회가 거의 매진됐다. 배급사 워터홀컴퍼니 측은 초반 예매 관객수만으로 이미 기존 ‘건담’ 개봉작들의 관객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건담’을 처음 보는 관객이 내용을 바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은 약점이다. 지나치게 비장한 대사에 교훈조 메시지를 얹는 일본 애니메이션의 특징도 눈에 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