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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쿠싱 정책 전문가 “헤일리 지지층·제3후보 중요 변수” [심층기획-美 대선 전문가 전망]

“전·현직 대통령 모두 인기 없어
유권자 투표 동기 부여가 관건”

“2016년 대선, 2020년 대선 모두 3개 경합주에서 10만표 차이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미국 워싱턴 대형 로펌 넬슨 멀린스의 연방정부 및 주정부 정책 분야 총책임자 크리스토퍼 쿠싱(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 대선 결과와 관련, 과거 러스트벨트 3개 주(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선거 결과를 수차례 언급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의미다.

1996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밥 돌 전 상원의원 원내대표 시절 수석고문직을 포함해 35년간 정치 컨설팅 및 정책 자문 역할을 해 온 ‘워싱턴 베테랑’ 쿠싱은 “전현직 대통령은 모두 인기가 없다는 것이 이번 대선의 중요한 지점”이라며 “(두 후보 모두)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싱은 공화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 지지층,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로 대표되는 제3의 후보가 대선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헤일리의 유권자들은 지지 성향이 강하다”면서 “그들 대부분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헤일리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또 “녹색당의 질 스타인이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막았고, 랠프 네이더가 앨 고어의 당선을 막았다”면서 “스타인이 다시 출마하고, 코넬 웨스트, 케네디도 다시 출마했다”고 제3후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싱은 후보들의 외교 정책이 미 대선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지원,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에 원조해야 한다는 입장이 분명하다면서 “미국 사람들은 전쟁에 지쳤고 해외로 돈을 보내는 데 지쳤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도체지원법 등에 따른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재생에너지 투자와 반도체 투자는 조지아, 애리조나 등 경합주를 포함해 공화당주에 집중됐다”면서 “아마 그와 같은 조치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