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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건 경희대 교수 “트럼프 인기, 美 리더십 위기 보여줘” [심층기획-美 대선 전문가 전망]

“재집권 땐 남은 임기 4년 그쳐
더 자기 마음대로 할 가능성 커”

서정건(사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달 25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연구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7개월여 남은 미국 대선에서 주목할 점으로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우 그간 민주당에서 마음이 떠난 흑인 등 소수자 유권자 지지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재회동을 통해 어떻게 아시아계 유권자의 지지를 얻을 것인지를 꼽았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에서는 경합주인 미시간주 공략을 꼽았다.

서 교수는 “(민주당이었던)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제3후보로 나와 바이든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반감을 표시하기 위해 3당 후보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표를 가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다만 2016년의 학습 효과로 3당 후보로 표가 나뉘는 현상이 당시보다는 작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시간 백인 노동자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바이든의 전기차 우선 전략으로 백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당선을 한 뒤 한 차례 걸러 2024년 다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에 대한 위기를 보여 준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이 가지고 있는 국제사회에 대한 책무로 인해 미국의 국내 산업이 쇠락하고 있다는 위기의식, 이민자가 폭증하고 소수 인종의 지위가 높아지면서 미국 사회의 정체성이 위기라는 인식이 복합적으로 정점에 달했을 때 등장한 인물”이라는 얘기다.

그는 “(1기와 달리) 트럼프 2기는 임기가 4년밖에 안 남아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더 자기 마음대로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면서도 “트럼프는 자기 관심사가 한정돼 있다. 동맹 분담, 관세, 연방 관료제 개혁 등 한정된 이슈에만 집착한다”고 지적했다. “역설적으로 나머지 분야는 정책 집단이나 혹은 관료 집단이 관여할 여지가 높다”는 얘기다.

서 교수는 제일 중요한 경합주로 미시간을 꼽았다. 이외에도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도 거론했다.

그는 이번 대선이 ‘올드보이’들의 재대결이 된 데 대해 민주당의 경우 내부 딜레마가 작용했고, 공화당은 10년간 트럼프가 꽉 잡고 있는 정당이어서 새로운 인물이 나올 여지가 없었다고 짚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