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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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 벨트 조지워싱턴대 교수 “대선 이후 美 정치 양극화 심해질 것” [심층기획-美 대선 전문가 전망]

“트럼프 맹목적 지지 세력 증폭
합리적 타협 영역 더 줄어들어”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미국의 균열은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것입니다.”

토드 벨트(사진)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세계일보와의 화상인터뷰에서 11월 대선 이후 미국의 정치 양극화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선거를 거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단·분열주의적 성향, 이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존재가 증폭되면서 결국 미국 정치에서 합리적 타협의 영역이 더 줄고 있다는 얘기다.

벨트 교수는 “2016년 대선 당시 공화당의 모든 이가 트럼프의 편에 선 것은 아니었다”며 “지금도 모두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훨씬 많은 사람이 그를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에는 공화당에서 그를 위협으로 생각하고, 진짜 공화당원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를 지지하고, 그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벨트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나쁜 뉴스를 이용해 자신에게 좋은 일이 되도록 하는 능력이 있다”며 “(연이은 사법 재판에서) 일단 스스로 희생자가 되고 나니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를 엄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벨트 교수는 이번 대선의 정책 요인에 대해선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경제가 호전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드노믹스라는 단어를 꺼내 들었지만 (지지층 확장에는) 별로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표가 좋아져도 인플레이션, 실업률 등으로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벨트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침공을 부추기겠다고 한 발언 등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그는 주목을 끌기 위해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우리의 동맹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우려를 많이 한다는 것은 문제지만, 대부분의 미국 유권자는 외교정책을 투표 결정에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벨트 교수는 이번 선거의 핵심 경합주로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를 꼽았다. 또 다른 경합주로 거론되는 미시간에 대해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16년 대선에서 1만표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진 만큼 민주당 경선에서 바이든 대통령 대신 ‘지지 후보 없음’을 찍은 10만명이 결국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주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