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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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비자금 파문’ 총리는 빼고 아베파 엄벌

자민당, 39명 탈당 권고 등 조치
기시다·니카이 前 간사장 제외
아사히 “수습책 비판 분출 우려”

일본 집권 여당 자민당이 각 파벌의 비자금 조성 파문과 관련, 아베파 주요 인사에 대해선 중징계 결정을 내렸지만 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에 대해서는 보류 결정을 내렸다고 NHK방송 등이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은 비자금 조성 파문과 관련해 아베파, 니카이파 39명에 대한 징계 방침을 정했다.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 기재하지 않은 금액이 지난 5년간 500만엔(약 4400만원) 이상인 의원들이 대상이다. NHK는 “아베파 간부인 시오노야 류(?谷立) 전 문부과학상,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전 참의원(상원) 간사장에게 탈당을 권고하는 방향으로 조정 중”이라고 전했다. 탈당권고는 제명에 이어 두 번째로 무거운 징계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7일 도쿄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당 대회에 참석했다. AP뉴시스

반면 비자금 조성 사실이 확인된 기시다파, 니카이파를 이끈 기시다 총리,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전 간사장에 대해서는 징계를 보류했다. 기시다 총리도 징계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검토됐으나 “현직 총리에 대한 처분은 어떤 내용이라도 막다른 골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8단계의 처분 중 두 번째로 가벼운 ‘경고’로는 ‘너무 가볍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올 것이 확실하다”며 “세 번째인 ‘당직정지’를 할 경우 총리직은 가능해도 자민당 총재가 아니게 돼 제1당 당수가 총리가 되는 (일본) 의원내각제의 본질이 흔들리게 된다”고 분석했다.

불기재 금액이 가장 많은 니카이 전 간사장이 징계 대상에서 제외된 데는 그가 파벌의 영수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그를 징계할 경우 니카이파 전체에 대한 징계로 받아들여져 자민당 내 갈등이 확산될 수 있는 것이다. 니카이 전 간사장이 지난달 다음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점도 고려됐다.

아사히는 “(자민당 징계는) 국민 여론을 고려한 엄격함과 당내 여론을 배려한 안일함이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시다 총리, 니카이 전 간사장에 대한 처분 보류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