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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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나 증후군’ 러 음파 공격 때문?… 美·러 부인에 더 커지는 미스터리

두통·인지 장애 원인불명 질환
“러 특수부대와 관련” 의혹 제기
양측 정부선 “연관 없다” 일축

해외 주재 미국 외교관들 사이에 집단 발병한 이상 질환인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이 러시아군의 비밀무기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나란히 이를 부인하며 미스터리가 확산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60분’ 팀,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 1년여간 협력해 온 라트비아계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 등은 러시아군 29155 부대원들이 ‘비살상 음파 무기’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포상을 받았다며 이 무기가 아바나 증후군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1년 쿠바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 앞을 자동차가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이 야간에 날카로운 소리가 들린다면서 호소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원인 미상의 현기증, 코피, 두통, 피로 등이 주요 증상으로 이후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근무하는 미국 외교관, 정보 요원과 가족에게서 유사 사례가 수백건 보고됐다.

이런 보도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레믈궁 대변인은 “아바나 증후군은 수년 동안 언론이 과장해 포장해 온 것뿐”이라면서 “모든 것은 언론의 근거 없는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정면으로 부인했다.

미국은 아바나 증후군이 러시아와 연관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지난해 3월 기밀 해제된 미국 정부 문건을 인용해 질환의 원인이 전자기 공격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한 뒤 미 정보 당국은 러시아 등의 공격과는 관련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국가정보국장실(ODNI)도 지난 2월 펴낸 ‘2024 위협평가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이 아바나 증후군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작다고 밝혔다. 다만, ODNI는 이 평가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들의 신뢰 수준이 다양하다고 단서를 달았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