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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자네란 말인가’… 공주·부여·청양 박수현·정진석, 세 번째 리턴매치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성실·부지런함” vs “지역발전 성과”

보수 강세지역 20·21대서 정 후보 연승
박 후보 “고향과 의리 지켜야” 재기 노려
“박 후보 봉사 소문나… 동정표 많을 것”
“정 후보 교량 건설·공주역 유치 등 성과”

‘또 자네란 말인가.’

 

22대 총선에서 세 번째 리턴매치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충남 공주·부여·청양의 승부는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정진석 후보가 주인공이다.

 

앞선 20∼21대 총선 전적은 정 후보의 연전연승. 박 후보는 19대 때 충남 공주 단일 지역구에서 첫 금배지를 달았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보수 강세 지역인 부여와 청양이 공주와 한 지역구로 묶이는 어려움 속에서 분투 끝에 패했다. 그때부터 두 후보의 희비가 엇갈려 지금에 이른다.

 

대표적인 민심 풍향계 지역인 중원 충청의 해당 지역구에서 “고향과의 의리를 저버릴 수 없다”며 지난 8년 권토중래(捲土重來)로 버텨 온 박 후보가 재기할 것인가, “지역 발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강한 중진 의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정 후보가 6선 고지에 오를 것인가. 총선을 8일 앞두고 세계일보가 2일 만난 지역민들은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은 모습이었다.

 

중원의 표심은 어디로…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세 번째 리턴 매치로 맞붙는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후보(왼쪽 사진)와 국민의힘 정진석 후보가 2일 청양시장 집중 유세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각 후보 캠프 제공

◆“성실하고 부지런한 박수현”

 

“이번엔 청양·부여도 분위기가 많이 변했어요. 원래 보수 지역인데, 정 후보가 딱히 이룬 게 없단 말이 많아요. 그에 비해서 박 후보는 성실하고 부지런하다는 견해죠.”

 

공주 이인면에서 만난 최모(67)씨는 “이번엔 박 후보가 꼭 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많이 한다고 소문이 났다”면서 “이번에 동정표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이 지역 택시기사들 사이에선 박 후보 칭찬이 자자하다고 한다. 공주역 앞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으면 늘 한 사람도 빠짐없이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 점수를 톡톡히 얻었단 것.

 

박 후보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19대 국회에 들어갔을 때 본인 차도 없이 늘 대중교통으로 지역에서 출퇴근했던 게 박 후보”라며 “본인도 농민의 아들로 힘들게 살아와 서민들 실정을 잘 안다”고 했다.

 

청양읍에서 만난 이모(50)씨는 “보수 지역이라지만 청양군수가 현재 민주당 소속”이라며 “정 후보가 그간 오래 했으니 이번엔 바꿔야 한단 말을 어르신들 사이에서도 하더라”라고 전했다.

 

박 후보는 이날 장날을 맞이한 청양시장에서 유세한 뒤 기자에게 “‘박수현은 좋은데 민주당은 싫어’ 하는 분들이 있다. 저는 순서를 바꿔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싫은데 박수현은 좋아’ 이렇게 생각해 달라고 하면 많이들 수긍하더라”라고 했다. 그는 거리에서 주민들에게 “수현이 왔어요”, “저 이번에 일할 기회 꼭 좀 주세요”라고 거듭 호소했다.

 

◆“성과로 증명해 온 정진석”

 

“민주당 지지하는 쪽에선 일 안 했다고 정 후보더러 뭐라 하던데, 그리 따지면 선거 때마다 교각 하나씩만 놔도 다리 20개는 지었겠네요. 사업이 뚝딱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정 의원은 아무튼 해냈잖아요. 성과를 냈잖아요.”

 

공주의 택시기사 김모(60)씨는 “내가 투표를 지난 40년 동안 해 왔다”며 정 의원을 적극 지지했다. 그는 “공주는 문화재가 많아서 개발도 어렵다”며 “그 와중에도 도심지를 통하는 교량이 지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노후화된 금강교를 대체할 제2금강교 건설로 교통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적잖다는 것. 정 후보 측 관계자는 “현역 의원으로서 지역을 위한 국비를 많이 가져와 발전시켰다”며 “공주대 천안 이전도 막았고 KTX 공주역 유치에도 많이 힘썼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지역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정 후보가 돼야 지역이 발전한단 생각을 가진 주민들이 많다”고 자신했다. 공주 신시가지가 자리 잡은 신관동 자영업자들은 공주대가 이전됐더라면 상권이 무너질 뻔했는데, 정 후보가 그것을 막아 준 것에 큰 고마움을 느끼는 기류다.

 

정 후보는 기자에게 “윤석열정부를 도와 지역 발전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전진시킬 인물이 지금 필요하다”며 “정치를 후퇴시키고 훼방 놓는 세력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세종으로 오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걸 성공시킬 사람이 필요하다”며 “정치·행정 수도의 완성을 위해 관련 법안을 가장 많이 대표 발의하고 일관되게 추진한 게 정진석이다. 충청 중심 시대를 열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와 정 후보의 지지율은 팽팽한 격전 양상이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데일리안·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박 후보가 44.5%, 정 후보는 49.4%였다. 중원의 표심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공주·청양=배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