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노력의 결실이라 보람과 긍지를 느낍니다.”
국가 공인 씨수소 검정기관인 농협경제지주 한우개량사업소가 최근 시행한 검정에서 한우 후보씨수소를 배출한 김문석(51·사진)씨는 2일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한우 개량에 더욱 매진해 대한민국 최고 씨수소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북 고창군 신림면에서 아버지의 대를 이어 한우 400여 마리를 사육 중인 후계농이다. 그는 한우개량사업소가 진행한 한우 씨수소 검정에 정성껏 사육 중인 수소 6마리를 출전시켜 이 중 1마리가 한우 후보씨수소로 선발되는 영예를 안았다. 정부가 한우 사육 이력제 등을 통해 관리 중인 육종 농가 이외 민간 농가가 사육한 한우가 후보씨수소에 선발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씨수소 선발은 우리나라 고유의 유전 자원인 한우를 개량하기 위해 능력검정을 통해 유전적으로 우수한 씨수소를 과학적으로 가려내는 일이다. 국가 기관에서 생산·관리하고 있고 씨수소 선발은 1년에 2번 진행한다. 올 상반기에는 심사 두수 449마리 중 단 36마리만 선정됐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선정된 씨수소 중 35마리는 육종 농가에서 사육 중이다.
김씨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아버지가 사육 중인 한우를 분양받아 사육을 시작한 이후 26년째 종자 개량을 거듭한 끝에 ‘슈퍼 한우’를 키워냈다. 우량 한우를 개량하기 위해서는 좋은 암소와 씨수소 모두가 필수적이지만, 근래 들어 유전적으로 혈통이 좋은 씨수소를 찾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보증씨수소 정액 1회 인공수정분에 최고 100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김씨는 이 점에 착안해 씨수소 사육과 개량에 매진했다.
그는 “한우의 대를 이은 품종 개량은 대개 3∼4년이 소요되는 만큼 사육에 정성과 인내가 필요하다”며 “유전체 검사 등을 통해 좋지 않은 품종을 과감히 도태시키고 양질의 수소를 지속해서 개량해 좋은 결과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씨수소의 후대 검정을 통해 보증씨수소 선발에 참여해 한우 개량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해 개정된 축산법에 따라 정액 등 처리업이 완화되면서 인허가를 통해 한우 정액 생산·판매가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인공수정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농가에 이를 우선 공급해 동반성장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