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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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과 조국의 침묵 속 보석 기각 송영길…“참정권 침해, 재판 거부하고 단식 돌입”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재판부의 보석 청구 기각에 2일 단식 투쟁 시작
오는 3일 예정된 재판도 일정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재판부의 보석 기각으로 옥중 총선을 치러야 하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온라인 공보물 첫 페이지에 지난 대선 직전 ‘망치 테러’에도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대표를 지원하던 그의 사진이 실렸다. 소나무당 제공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재판부의 보석 청구 기각에 저항하는 ‘단식 투쟁’에 2일 돌입했다.

 

소나무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보석 청구 기각 등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한 입장에서 저항권의 하나로 송영길 대표가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고 알렸다. 다만, 소나무당은 단식 투쟁 마감이 언제인지 알리지 않아 송 대표는 무기한 단식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1일 송 대표의 불출석에 따라 오는 3일로 다시 일정이 잡힌 재판도 단식 투쟁에 따라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재판부의 보석 기각으로 옥중 총선을 치러야 하는 송 대표의 온라인 공보물 첫 페이지에는 지난 대선 직전 ‘망치 테러’에도 민주당 후보인 이재명 대표를 지원하던 그의 사진이 실렸다.

 

최근 공개된 송 대표의 온라인 공보물 첫 페이지는 ‘죄송합니다, 윤석열 정권 탄생을 막지 못했습니다’라는 사죄의 글로 시작한다. 이 페이지에는 ‘정권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나라를 빼앗겼다’, ‘검찰 조직의 하나회 ‘윤석열·한동훈 특수부 검찰 패거리’가 검찰 쿠데타로 권력을 잡았다’, ‘저 송영길 반드시 윤석열을 1년 안에 끌어내리겠다’는 송 대표의 메시지가 포함됐다.

 

특히 목에 ‘간곡히 부탁드린다, 이재명을 선택해달라’는 피켓을 목에 걸었던 송 대표 사진이 실려 눈길을 끈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송 대표는 커다란 피켓을 목에 건 채 고개 숙여 지나는 이들에게 민주당 승리를 호소했다. 사진은 ‘망치 테러’ 후유증에도 모자를 쓴 채 이 대표에게 힘을 보탰던 송 대표의 흔적이다.

 

앞서 송 대표는 2022년 3월7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광장에서 지지자들과 주먹 악수하던 중, 달려든 한 유튜버에게 망치로 머리 부분을 가격당했었다. 한복에 검은색 벙거지 차림으로 갑자기 나타나 송 대표 머리를 망치로 여러 차례 내리친 유튜버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범행 당시 왼손에 셀카봉을 들고 ‘종전通一(통일) 부강국 표삿갓’이라고 적힌 팻말을 걸고 있었던 이 유튜버는 구속수감 중 구치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근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봉합 치료를 받고 안정을 취한 뒤 곧바로 여의도 1인 유세를 시작으로 이 대표에게 힘을 보탰던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 돼 구치소에서 수감생활 중이다.

 

지난 1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하려 했으나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송 대표는 재판 시작 전 변호인과 접견해 출석하지 못한다는 뜻을 전했는데, 일부에서는 최근 법원의 보석 청구 기각에 따른 충격이 큰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보석 불허에 따른 심리적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 재판부가 오후에라도 안정을 되찾으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했지만, 송 대표의 변호인은 구치소 복귀를 선택했다.

 

소나무당은 지난달 27일 보도자료에서 송 대표와 깊은 인연이 있는 이 대표나 같은 범민주진영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송 대표 보석 허가를 법원에 촉구하지 않는다며 유감을 표한 바 있다. 구속된 후 소나무당을 창당한 송 대표는 총선에서 광주광역시 서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