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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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대헌 반칙에 국가대표 자동 승선 기회 놓친 박지원, 5일부터 선수 인생 건 국가대표 선발전 나선다

황대헌(24·강원도청)과 연이은 충돌로 국가대표팀 자동 승선에 실패한 쇼트트랙 남자 에이스 박지원(27·서울시청)이 선수 인생을 건 태극마크에 도전한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5일부터 7일까지, 11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2차 선발전을 연다.

 

박지원.AP연합뉴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은 박지원의 선수 인생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회다. 박지원은 손꼽히는 기량을 보유했음에도 그동안 선발전만 되면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대표팀 승선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동계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출전 이력이 없어서 아직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한 상태다.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박지원에겐 내년 2월 중국 하얼빈에서 열리는 동계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대회다. 이번 선발전에서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못하게 되고, 이는 곧 군 복무 문제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

 

지난 3월 18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m에 출전한 황대헌(왼쪽 두 번째)과 충돌한 박지원(세 번째)이 넘어지고 있다. AP연합뉴스

당초 박지원은 2024~2025시즌 국가대표로 자동 승선할 기회가 있었다. 박지원은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 1위를 2연패했다. 절정의 기량을 뽐내던 박지원은 지난달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만 따내면 자동 선발이 가능했다. 지난달 16일 1500m 결승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지원은 이튿날 열린 남자 1000m 결승에서도 황대헌의 반칙으로 완주하지 못했다. 결국 박지원은 세계랭킹 1위를 차지하고도 태극마크 경쟁을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박지원의 국가대표 선발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대표선발전은 변수가 많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성적이 갈릴 수 있다. 게다가 박지원은 세계선수권대회 때 황대헌의 반칙으로 펜스에 심하게 충돌하면서 목 부위와 왼팔을 다쳐 성치 않은 몸으로 선발전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충돌한 쇼트트랙 박지원. AP연합뉴스

박지원의 이번 선발전 최대 경쟁자는 황대헌이다. 최근 빙상연맹이 충돌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선발전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원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선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이 주어지는 상위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선수들은 500m와 1000m, 1500m 등 3개 종목 성적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고 1차 대회에서 상위 24위 안에 들면 2차 대회에 진출한다. 2차 대회 성적까지 남자부 상위 8명까지 태극마크를 다는데, 이중 국제대회 개인전 우선 출전권은 3명에게만 주어진다.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 후 목에 보호대를 하고 팔에 붕대를 감은 채 귀국한 박지원(서울시청)이 지난 3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입국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부에선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신흥 에이스 김길리(성남시청)가 자동으로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격을 얻은 가운데 남은 두 장의 개인전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친다.

 

지난 시즌 개인 훈련을 이유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던 최민정(성남시청)은 1년 만에 대표팀 승선을 노린다. 심석희(서울시청), 이소연(스포츠토토), 서휘민(고려대), 박지윤(서울시청), 이유빈(고양시청) 등 기존 국가대표 선수들도 재승선에 도전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