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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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회복세, 다세대·연립주택은 여전히 고전 중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이 거래 회복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다세대 및 연립 주택 시장은 전세 거래 감소와 법원 경매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 지역 다세대·연립 주택의 전세 거래량은 2022년 1분기 2만4786건에서 2023년 1분기 1만8771건으로 24%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3월31일 집계 기준)에는 1만4594건으로 22% 줄었다.

 

저금리 시절 높은 전세가율을 이용한 갭투자 수요가 몰렸던 다세대·연립 주택에 지난해 역전세와 전세 사기 우려가 집중되며 전세 거래가 줄었다는 것이 우리은행 측의 설명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다세대·연립 주택에 비해 전세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로 전세 수요가 이동했다”며 “다세대·연립 임차인들은 순수 전세 대신 임차보증금 비율을 낮출 수 있는 보증부 월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전세 거래량이 줄어든 반면 임의경매는 증가하고 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빌린 돈과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채권자가 담보물을 경매에 넘겨 채권을 회수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말한다.

 

부채나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전세금 반환에 실패한 다세대·연립 주택 임대인의 물건이 경매에 넘어가는 것이다.

 

서울 지역 다세대·연립 주택 임의경매 건수는 2022년 667건에서 2023년 818건으로 22.6%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 2월까지 192건을 기록했다.

 

특히 다세대·연립이 밀집한 강서구의 임의경매 건수는 지난해 140건으로 서울시 25개 구 가운데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1∼2월 임의경매 건수는 39건이었다. 월평균 경매 건수가 지난해 11.7건에서 올해 19.5건으로 급증한 셈이다.

 

지난해에는 강서구에 이어 관악구(92건), 양천구(65건), 동작구(64건), 은평구(63건), 금천구(59건), 강북구(39건), 도봉구(34건), 구로구(31건) 등지에 빌라 경매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강서구(11.7건→19.5건), 관악구(7.7건→11.5건), 양천구(5.4건→8건), 동작구(5.3건→7건), 금천구(4.9건→6.5건), 성북구(1.3건→4.5건) 등 총 18개 구는 올해 월평균 경매 건수가 작년보다 늘었다.

 

함 랩장은 “전셋값이 오르고 저가 급매물에 대한 매입 수요가 유입되고 있는 아파트 시장과 달리 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은 수요 회복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세가율이 높고 매입수요 유입이 더딘 지역 위주로 다세대·연립주택의 경매는 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