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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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 중국으로 떠나…6000명 팬들 눈물 속에 배웅

"중국에 가서도 항상 푸바오답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3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에서 시민들이 중국으로 떠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영원한 아기 판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는 날. 용인 에버랜드에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궂은 날씨에도 에버랜드를 찾은 6000명의 푸바오 팬들은 눈물 속에 푸바오를 배웅했다.

 

뉴스1에 따르면 3일 오전 에버랜드는 중국으로 떠나는 푸바오를 배웅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팬들은 입장시간인 오전 10시가 되기 전부터 정문 앞을 가득 메웠다. 배웅 행렬은 푸바오가 살던 판다월드 출입구부터 에버랜드 내 장미정원까지 이어졌다.

 

푸바오는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에 탑승한 채 판다월드를 나섰다. 차량에 탑승한 푸바오를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차량 외부엔 푸바오의 모습과 함께 "너를 만난 건 기적이야. 고마워, 푸바오"라는 문구가 적혔다.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와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가 차량에 앞서 배웅 행렬을 시작했다. 판다월드 문이 열리고 푸바오를 실은 차량이 나오자 강 사육사는 "푸바오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한 뒤 담담하게 배웅 행렬에 나섰다.

 

판다월드에서 장미정원으로 가는 길목은 푸바오를 배웅하기 위해 모인 6000명의 시민들로 가득 들어찼다. 팬들은 차량이 지나가자 그 뒤를 따라 행렬을 이어갔다.

 

푸바오와의 마지막을 실감하며 눈물을 흘리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강 사육사와 송 사육사가 푸바오를 떠나보내기 전 장미정원에서 푸바오를 대신해 "넌 어느 곳에서나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는 인사말을 전하자 팬들의 울음소리는 더 커졌다.

 

강 사육사의 말에 눈물을 흘리던 30대 김 모 씨는 "한 달에 2~3번씩은 푸바오를 보기 위해 에버랜드에 왔었다"며 "(푸바오의 동생인)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있지만, 처음 만난 푸바오를 잊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주요 매체들은 푸바오의 환송행사가 진행되는 에버랜드에서 온라인 생중계를 진행하거나, 푸바오의 탄생부터 반환까지의 과정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날 SNS 계정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CCTV 기자가 푸바오 환송 행사가 진행되는 에버랜드를 직접 방문해 푸바오를 기다리는 관람객 등을 촬영하며 이날 행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우비를 입고 푸바오를 기다리는 관람객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푸바오의 환송 행사에 참석하는 모습, 푸바오의 과거 영상 등을 송출했는데, 이 라이브 방송은 오전 9시 35분(한국시간 10시 35분) 기준 550만명 이상이 동시에 관람하고 있다. CCTV는 라이브 방송에서 "이른 오전부터 푸바오를 보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착했다"고 전했다.

 

쓰촨 출신의 한국 유학생은 CCTV에 "쓰촨에서 판다는 자주 접할 수 있는 친구와 같은 존재인데 한국에서 푸바오가 많은 사랑을 받게 돼 자랑스럽다"며 "푸바오가 가게되는 워룽 선수핑 기지를 가본 적은 없지만 겨울에는 푸바오가 좋아하는 눈도 내린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