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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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유일 공천 ‘찐명’ vs 5선·총리 출신 ‘거물’ [심층기획-4·10총선 격전지를 가다]

광주 광산을 민형배 vs 이낙연

“민, 구청장 두 번 하며 지역 발전시켜”
“이, 인품·경력은 다른 사람 비교 안 돼”
“광산은 무조건 민형배여. 물어보지를 마쇼잉.”

“이낙연이는 인품부터가 다르다니께.”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왼쪽)와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 각 후보 캠프 제공

이번 4·10 총선에서 광주 광산을은 전국 관심 지역구 중 한 곳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공천을 받은 ‘찐명’(진짜 친이재명) 민형배 후보에게 국무총리, 전남지사, 5선 국회의원을 지낸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민 후보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84.05%라는 전국 최고 득표율로 ‘금배지’를 달았다. 두 번의 광산구청장을 지내며 쌓은 탄탄한 지역 기반이 강점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도 민 후보의 재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뉴시스 광주전남본부와 무등일보, 광주MBC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광주 광산을 유권자 504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한 결과 민 후보는 64%를 얻어 이 후보(17%)를 크게 앞섰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민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도 느껴졌다. 민 후보는 지난 2일 오후 1시쯤 쌍암동 쌍암공원에서 점심시간을 맞아 산책을 나온 시민들을 만나고 있었다. 많은 시민이 민 후보를 알아보고 응원을 건넸다. 일부 시민들은 민 후보를 붙잡고 과일과 커피를 대접하기도 했다. 민 후보는 “광주에서 현역이 저 혼자 남았다”며 “최선을 다해 정치하겠다”고 화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지난달 29일 광주 광산구 신창동 우체국 앞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민 후보 캠프 제공

민 후보에게 다가와 인사를 건넨 이영범(59)씨는 “민 의원은 지역에서 일을 굉장히 많이 한 사람”이라며 “구청장 두 번 하면서 낙후된 광산을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시켰다”고 치켜세웠다. 민 후보는 “주민들은 제발 TV에서 윤석열, 한동훈 안 보게 해달라, 국회 가서 잘 싸워달라고 많이 말씀하신다”며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크다 보니 조국혁신당의 바람도 센 편”이라고 지역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날 오후 3시30분쯤 이 후보는 유세차를 타고 청년층이 많은 수완지구를 돌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 후보가 차에서 내려 거리유세를 시작하자 10대부터 2030 청년들의 사진 요청이 잇따랐다. 광산구는 주민 평균 연령이 39.5세로 광주에서 가장 젊은 지역이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후보가 지난 2일 광주 광산구 수완동 거리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후보 캠프 제공

이 후보는 기자와 만나 “이곳이 워낙 민주당 텃밭이고, 윤석열정부도 민주당을 도와주고 있다. 여야 합작으로 벅찬 선거”라면서도 “민주당이 의석을 많이 얻는다고 정권심판이 되는 게 아니란 걸 2년간 경험하지 않았나.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대한민국의 위험신호를 시민들께 말씀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광주에도 거물이 있어야 한다. 마침 5선에 국무총리까지 한 이낙연이 왔으니 공짜로 한 번 써먹어 보시라는데 뭘 그렇게 망설이시나”라며 “호남의 마지막 불씨를 끄지 말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택시기사 오모(76)씨는 “이낙연씨가 인품으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다른 사람과 비교가 안 된다”며 “이 동네는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무조건 민주당 후보라고 찍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광주=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