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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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 등 6명 2024년 삼성호암상 영예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공학상 이수인 교수… 첫 여성 수상
과학상 혜란 다윈·故 남세우 선정
4명이 여성 역대 최다… 상금 3억

소설가 한강 등 6명이 올해 삼성호암상 수상 영예를 안았다. 6명 중 4명이 여성이다.

 

3일 호암재단에 따르면 ‘2024 삼성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화학·생명과학 부문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 부문 고 남세우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공학상 이수인 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미 하버드 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수녀 총 6명이다. 올해는 수상자 6명 중 4명이 여성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선정됐다. 공학상 수상자가 여성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5월31일 개최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혜란 다윈, 故 남세우, 이수인, 제라딘 라이언, 한강, 피터 박

다윈 교수는 결핵의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 온 세계적인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권위자인 남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했다. 이 검출기는 양자컴퓨터, 우주 암흑물질 탐색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남 연구원은 심사가 진행되던 지난 1월 작고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 가능한 AI(Explainable AI)’ 분야에서 ‘SHAP’ 방법론을 통해 AI의 신뢰성을 향상하는 데 기여했다.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를 분석하는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질병의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는 새로운 융합 학문인 생물정보학 분야 연구자다. 박 교수의 분석 기술은 암 등 질병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

 

한 소설가는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작가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인 최초로 영국 부커상(‘채식주의자’)과 프랑스 메디치상(‘작별하지 않는다’)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 봉사를 시작했다. 1985년 목포 지역 최초의 장애인 복지 시설 ‘생명의공동체’와 1992년 ‘명도복지관’을 개관해 장애인 조기 교육, 직업 재활, 인식 개선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했다.

 

호암재단은 “심사·자문위원회가 학술 부문은 기초과학 외에 글로벌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을 선도하는 연구자들을, 예술 부문은 순수 한국문학의 저력을 증명한 소설가와 국경·인종을 초월해 장애인들에 봉사한 인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