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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李 일베 출신” vs 이재명 “국민 XX로 아나”

여야, 수위 높은 발언 쏟아내
뉴스1

4·10 총선을 일주일 앞둔 3일 여야 지도부는 투표를 독려하며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선거가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된 1987년 이후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대파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그런 소위 '엑스엑스'(XX)로 아시는 거냐"고 비판했다.

 

뉴스1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충주를 시작으로 제천, 강원 원주·춘천, 경기 포천·동두천·파주·고양 등 3개 도를 넘나들며 표심을 호소했다.

 

마지막 지원유세 현장인 경기 고양 일산호수공원 앞에선 "1987년 선거 이후에 이보다 더 중요한 선거를 보지 못했다"며 "이 선거가 끝나고 5년, 10년이 지난 뒤에 '우리가 그때 나라를 지켰노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잘못 선택하면 '우리가 실패해서 나라를 망쳤고 후손들을 볼 낯이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를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 갔다. 춘천 유세 현장에선 "이 대표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극우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출신"이라며 "이 대표 같은 분이야말로 제주 역사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그 아픔을 보듬기 위해 행동한 것은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가 나경원 서울 동작을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나베(나경원+아베)'라고 한 발언엔 "극단적인 여성혐오"라며 "이 대표의 별명을 생각해 보라. 그런 뼛속까지 찬 여성혐오를 갖고 어떻게 여러분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제주에서 열린 제주 4·3 추념식을 시작으로 경남 창원, 부산 사상·부산진 지역을 찾아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그는 이날 오후 부산 사상구 지원 유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논란을 언급하며 "국민을 조작하면 조작되는 소위 'XX'로 아시는 거냐. 국민을 그런 존재라고 생각하냐"며 "이제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도 보는 눈이 있고 듣는 귀가 있고 판단하는 뇌가 있고 진정한 주권자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이 대표는 오후 8시쯤 부산 서면 집중 유세에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과 국민을 배반한 정치 세력 간의 싸움이다. 이겨야만 하는 선거"라며 "대한민국은 왕이 지배하는 군주 국가가 아니기에 결코 왕을 허용해선 안 된다. 왕이 되려 하면 철저하게 눌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제주 4·3 추념식에서 "4·3 학살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정치집단이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이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하고 폄훼한 인사에 대한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그게 국민을 향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했다.

 

한편 차기 대선주자로 한 위원장과 이 대표가 양자 대결을 한다고 가정할 때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인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달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에서 양자 대결을 가정해 후보 적합도를 물어본 결과, 이 대표는 37%, 한 위원장은 31%로 집계됐다.

 

'적합 후보 없음'을 택한 사람은 27%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70세 이상(한동훈 54%·이재명 20%)에서는 한 위원장이 앞섰고 30대(한동훈 20%·이재명 39%), 40대(한동훈 22%·이재명 50%), 50대(한동훈 28%·이재명 49%)에서 이 대표가 앞섰다.

 

18∼29세(한동훈 21%·이재명 22%)와 60대(한동훈 44%·이재명 38%)에서는 두 후보가 접전을 보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32%가 한 위원장을, 39%가 이 대표를 지지했고 여성은 31%가 한 위원장을, 35%가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권역별로는 대구·경북(한동훈 42%·이재명 21%)과 강원·제주(한동훈 41%·이재명 27%)에서 한 위원장이 우세했고 인천·경기(한동훈 28%·이재명 44%), 광주·전라(한동훈 10%·이재명 61%)에서 이 대표가 우위였다.

 

서울(한동훈 33%·이재명 29%), 대전·세종·충청(한동훈 36%·이재명 35%), 부산·울산·경남(한동훈 37%·이재명 32%)에서는 두 사람이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을 벌였다.

 

3월에 진행한 같은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한 위원장 적합도는 40대(18%→22%)와 강원·제주(23%→41%) 등에서 늘었다.

 

이 대표 적합도는 남성(28%→39%), 50대(37%→49%), 60대(24%→38%), 광주·전라(49%→61%), 진보성향층(56%→68%) 등에서 올랐다.

 

이번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가상번호를 추출 도구로 한 100%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2.4%였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