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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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성상납” 언급 논란에…조상호 “낙랑클럽 총재가 김활란 초대 이화여대 총장 아닌가”

“모교에서 동상을 끌어내리겠다는 학생 시위도”
“실제로 매춘·유사 매춘에 이용됐다는 여러 가지 묘사들이 나와”
“1995년에 중앙일보 특종 보도 이후 많이 다뤘던 주제”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이 3일 소위 ‘이대 성상납’ 관련 발언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면서 실제 매춘이 있었다는 발언을 했다.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 사진 = MBN 프레스룸라이브 갈무리

 

조 부위원장은 이날 MBN ‘프레스룸 라이브-이슈집’에 출연해 김 후보의 이화여대 성상납 발언 논란이 향후 선거 국면에 악영향을 끼칠까 하는 당내 우려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저는 조금 이해가 안 된다”며 “역사학자가, 역사학자로서 그 역사적 사실에 대해 언급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시 낙랑클럽 총재가 김활란 초대 이화여대 총장 아닌가”라며 “낙랑클럽의 활동 내용을 담은 미국의 방첩부대(CIC) 보고서가 있는데, 그에 따르면 낙랑클럽을 고급 접대부 호스티스 클럽이라고 묘사했다”고 밝혔다.

 

또 “실제로 매춘 또는 유사 매춘에 이용됐다는 여러 가지 묘사들이 나온다”며 “그 부분들은 김 후보가 처음 얘기한 것도 아니고 1995년에 중앙일보 특종 보도 이후 많이 다뤘던 주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굉장히 많이 묘사됐던 내용들”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여대 학생들은 지난 2013년 5월30일 서울 서대문구 교내 본관 앞에 설치된 김활란 총장의 동상에 철거를 요구하는 쪽지(포스트잇)를 붙이는 플래시몹을 했다. 이날 행사는 학내 커뮤니티에서 한 학생의 제안으로 시작됐으며, 3m 높이의 동상에 동상 철거를 요구하는 쪽지 300여장이 빼곡히 붙었다. 연합뉴스

 

조 부위원장은 “그 중에는 아주 대표적 인물로 김수임씨라고 한국형 마타하리라고 불렸던 분이 있다”며 “그분이 미군 대령과 사실혼 관계를 맺고 동거하는 동안 또 다른 남성과의 교제, 그리고 그 이후에 비밀을 누설하는 문제로 나중에 간첩죄로 사형을 당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여러 복합적으로 나오는 역사적 문제를 역사학자로서 얘기한 부분”이라며 “만약 현실 정치인이 성급하게 저런 표현을 썼다면 문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데 저 때는 역사학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관한 견해를 밝힌 건데 저것까지 막말이다 문제 삼게 되면 역사적 내용에 대한 고증이나 비판이 이뤄질 수 있겠나”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 11월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내 본관 앞에 있는 설립자 김활란 동상 앞 모습. 연합뉴스

 

조 부위원장은 “당시 김활란 총재나 모윤숙 부총재 행위에 대해선 이후에도 굉장히 많은 비판이 있었다”며 “각 모교에서 그들의 동상을 끌어내리겠다는 학생 시위도 있었다. 그런 부분을 명예훼손이다, 해서는 안 되는 막말이다, 이렇게 얘기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당시 보도는 이승만 정부가 외교사절과 미군 등에 ‘낙랑클럽’을 이용해 정보를 빼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17년 11월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김활란 동상 앞에서 열린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 팻말 세우기 제막식 기자회견'에서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에 인용된 CIC보고서 구절을 살펴보면 낙랑클럽은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들에 의해 48년이나 49년께 사회단체로 조직됐다’, ‘이 단체의 목적은 외국귀빈. 한국 정부 고위 관리 및 미군 장성, 주한 외교사절 등을 접대하기 위한 것’ 등으로 묘사된다.

 

한편 김준혁 후보는 전날(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수년 전 유튜브에서 김활란 이화여대 초대 총장 및 관련 발언에 있어 정제되지 못한 표현으로 이대 재학생, 교직원, 동문의 자긍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와 유가족 등 현대사의 아픈 상처를 온몸으로 증언해 온 분들께도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박 전 대통령 유가족분들, 미처 인지하지 못한 과거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많은 국민 여러분께도 거듭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제가 전공한 역사를 대중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소개하면서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방법이 적절치 않았다”며 “좀 더 쉽고 직설적이며 흥미를 이끄는 표현을 다수 사용하면서 결과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부적절한 비유와 혐오 표현이 사용됐고 많은 분께 의도치 않은 불편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하는 정치 신인으로서 과거 발언이 너무나 경솔했음을 진심으로 반성한다”며 “우리 사회의 통념과 기대에 크게 어긋났음을 인정하고 또 반성한다”고 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