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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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면전에서 항의 표시로 자리 박차고 나간 무슬림 의사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의사 타에르 아흐마드
행사 중간 퇴장하며 가자지구 소녀 편지 건네
바이든 대통령 “이해한다” 차분한 반응 보여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관한 무슬림 초청행사에서 참석자가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정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AP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무슬림 견해를 청취하기 위해 마련한 비공개 행사에서 참석자 중 한 명인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의사 타에르 아흐마드는 항의의 의미로 행사 중간 퇴장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AP뉴시스

가자지구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행사장에서 나가며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 라파에 거주하는 8살 소녀의 편지를 건넸다고 AP는 전했다. 가자지구 피란민 100만 명 이상이 머무는 라파는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개시하겠다고 공언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흐마드의 퇴장에 “이해한다(I understand)”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3일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평화롭게 항의할 그들(무슬림)의 권리를 존중했다”고 말했다. 

 

여성과 어린이가 다수를 차지하는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서고, 일부 지역이 식량 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 상태에 진입하는 등 인도주의 위기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이어가는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미국 내 반발 여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치명적인 악재다. 

 

지난 2일 치러진 위스콘신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지지후보 없음’(uninstructed)을 택한 유권자는 8.4%(약 4만8000표)에 달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이스라엘 지원에 대한 항의 표시 차원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일부러 외면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