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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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두 아들 두고...‘6·25전쟁 참전 호국영웅’ 74년만에 고향 제주서 영면

국립제주호국원서 고 강윤식 일등중사의 안장식 거행
손자 “아버지께서는 평생 할아버지의 유해를 기다려”
이근원 국유단장 “호국영웅들 끝까지 찾아 가족의 품으로 모실 것”

국방부는 4일 오전 국립제주호국원에서 고 강윤식 일등중사의 안장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안장식에는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 주관으로 유가족, 군 주요 인사, 김성중 제주도 행정부지사, 제주 보훈청장과 보훈단체 등이 참석했다.

 

고(故) 강윤식 일등중사 (사진=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안장식은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전사자의 고향인 제주도에서 최고의 예를 갖춰 마련됐다. 국기·고인에 대한 경례, 경과보고,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분향, 영현 봉송, 하관 및 허토, 조총 및 묵념 순으로 진행됐다.

 

강 일등중사는 1942년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살던 중 1950년 6·25전쟁이 발발에 따라 그해 9월 제주에 있던 육군 제5훈련소에 자진 입대했다. 고인은 1950년 10월경 ‘영남지구 공비토벌’에 참전하며 북한군을 소탕했다. 인제지구 전투에서 중공군과 맞서 싸우다가 1951년 4월 27일, 27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2012년 4월, 국유단과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들은 강원도 인제군 박달고지 능선에서 고인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후 2021년 고인의 증손자 강성문 씨가 군에 입대, 유해발굴 사업을 알게 돼 유가족이 DNA 시료 채취에 동참했다. 이를 통해 고인과의 가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안장식에 참석한 고인의 손자 강철진씨는 “아버지께서는 해군 부사관으로서 월남전에 참전하셨고, 평생을 할아버지의 유해를 기다리며 보내셨다”며 “비록 아버지께서는 눈을 감으셨지만, 할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서 고향 제주에 명예롭게 모실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선배 호국영웅께서 이루어낸 승리의 발자취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에 든든한 토대가 됐다”라며 “우리 군은 이 땅 어디에선가 기다리고 계실 또 다른 호국영웅들을 끝까지 찾아서 단 한 분도 홀로 남겨두지 않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