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저기 장예찬 있는가” 이재명, ‘맞불 유세’에 “저래야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지” 냉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유동철 부산 수영구 후보 지원 유세
근처에서 장예찬 무소속 후보의 ‘맞불 유세’에…“저기 장예찬이 있는가”
4일 오후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부산 수영구 후보 지원 유세 중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근처에서 맞불 유세 중이던 장예찬 무소속 후보 측의 거듭된 비판 목소리가 들리자 쳐다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부산 수영구 후보 지원 유세 중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근처에서 ‘맞불 유세’ 중이던 장예찬 무소속 후보 측의 방해로 비치는 행동에 “참 못됐다”고 혀를 찼다.

 

이 대표는 4일 오후 부산 수영구 올리브영 수영로점 앞에서 진행된 유 후보 지원 유세 도중, 근처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계속 스피커를 통해 들리자 “부산이 좁은가보다”라고 우선 반응했다.

 

장 후보의 맞불 유세라는 것을 안 이 대표는 “서로 시간 조정을 좀 해서 시민들을 위해 (유세 시간을) 양보하는 게 어떻겠냐”라며 장 후보 측을 향해 말을 던졌고, 이후에도 그치지 않은 자신을 겨냥한 ‘사과하라’는 외침에 1분여 넘게 말을 잇지 못했다.

 

목소리가 나오는 방향을 본 이 대표의 “장예찬이가 저기 있는가”라는 질문에 유 후보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척의 정연욱 국민의힘 후보 측에서는 방송을 틀지 않겠다는 말을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유 후보의 말에 “정연욱 후보님 감사합니다”라며 손들어 화답한 이 대표는 “이게 부산 시민들의 품격”이라며 장 후보 측을 우회 겨냥했다.

 

계속해서 “민주주의 기본은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판단하게 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 “저는 장예찬 후보가 남의 이야기를 안 듣고 본인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 게 본인의 권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부산시민들께서 이를 판단하실 것”이라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외침이 끝이 없을 것 같다면서 ‘잠깐 기다려줄까요’라고 말한 이 대표는 계속 있다가는 유 후보 지원 유세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판단했는지 “우리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고 다시 발언을 이어갔다.

 

앞서 장 후보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폭로했던 ‘공익 제보자’ 조명현씨와 함께 이 대표의 부산 방문에 대응하는 맞불 유세를 펼치겠다고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둔 터다.

 

장 후보는 글에서 “수영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나간다”며 “이재명 대표의 맞은편 자리에서 맞불 유세를 한다”고 예고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청 법인카드 의혹을 폭로한 조명현 공익 제보자가 이재명 대표를 마주 보고 절규를 토해낼 것”이라며 “장예찬은 끝까지 이재명의 민주당과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장 후보의 글로 미뤄보면 이 대표가 들은 비판의 목소리는 조씨가 냈을 가능성도 있다.

 

4일 오후 유동철 더불어민주당 부산 수영구 후보 지원 유세 중이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근처에서 맞불 유세 중이던 장예찬 무소속 후보 측의 방해로 비치는 행동에 “참 못됐다”고 혀를 찼다.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한창 유 후보 지원 유세를 이어가던 이 대표는 바로 길 건너편까지 다가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장 후보와 조씨 등을 보고는 “참 못됐다”며 혀를 찼고, 유 후보의 “장예찬 앞에 있네”라는 반응에는 “이런 거를 선거방해죄라고 한다”고 거들었다.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쳐다보던 이 대표는 “그냥 귀엽게 봐주자”며 “저런 분도 계시구나라는 걸 생각하고, 반응하지 말자”고 현장에 모인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저렇게라도 해야 신문에 한 줄이라도 나니까 그러는 거 아니겠나”라고 비꼬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