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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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베·이대생 성상납’… 민주당 ‘여성 혐오’ 발언 파문 계속

4.10 총선이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여성 비하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다. 역사학자 출신인 김준혁 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이대생 성상납’ 발언에 대해 여성계의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나베’ 발언에 당사자인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가 직접 반격에 나섰다. 김준혁 후보의 ‘성상납’ 발언은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안희정, 오거돈 전 광역단체장들의 성비위 논란까지 끄집어내 여성에 대한 민주당의 감수성이 고질적인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 뉴시스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나경원 서울 동작을 후보는 4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의 ‘나베’ 발언에 대해 “결코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며 “내가 마지막 방파제이고 최후의 전선”이라고 밝혔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 자리(동작)에 와서 나경원에게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을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 대표가 지난 2일 류삼영 민주당 동작을 후보의 유세 지원을 가는 길에 중계한 유튜브 방송에서 자신을 향해 “나 후보는 ‘나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고 한 것에 대한 대응이다. ‘나베’는 나 후보와 고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섞은 말이며 일본말로는 냄비를 뜻한다.

 

나 후보는 “저는 미셸 오바마의 말로 대신 답하겠다”며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나경원은 높게 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동작을 선거엔 정작 동작이 없고, 동작과 아무 관련 없는 후보와 동작에 살지 않는 외부인만 가득하다”며 “이 거친 바람으로부터 나경원을 지켜주십시오. 실력 있고 검증된 나경원에게 동작을 맡겨달라”고 호소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 3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주민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뉴스1

김준혁(경기 수원정)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과거 ‘이대생 성상납’ ‘박정희 전 대통령 초등생 성관계’ 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김 후보는 2017년 9월 방송인 김용민씨 유튜브 방송에서 “궁중문화의 에로문화가 내 전공”이라고 언급했다고 한다. 김씨의 다른 방송에서는 “이화여대 초대총장 김활란씨가 해방 이후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화여대 졸업생·재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김 후보의 막말에 대한 규탄 대회를 연다. 이는 이대 동창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항의 집회로 알려졌다. 이대 관계자는 “김 후보의 발언에 문제를 느낀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직접 동창들을 모은 것”이라며 “다수의 재학생도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안부가족협의회와 일본군대위안부희생자자료관,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등 위안부 단체들은 3일 오후 김 후보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김준혁 후보가 지난 2일 수원시 영통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나베’ 발언도 파문이 확대되고 있다. 나베는 일본말로 냄비라는 뜻으로 매춘부를 빗댄 성적인 의미도 있다. 이 대표는 2일 유튜브 방송에서 “나 후보는 ‘나베’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가관이나 국가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분이 많다”고 했다. 이어 “자위대 문제나 천황 문제에서 일반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나 후보는 이 정권의 출범에 기여한 책임이 있어 이 정권에 대해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최근 “냄비는 밟아야 제맛”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홍보물을 퍼트려 ‘성 비하’ 논란이 일었는데, 이 대표 역시 지지자들을 향해 나 후보를 ‘나베’라 지칭한 것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