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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장제원 지원 업고… 부산 사상 ‘배재정’ vs ‘김대식’ [심층기획-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고령층 인구 많아 보수세 강한 지역
선거 유세 文·張 등판… 영향력 관건

“김대식! 김대식!”, “배재정! 배재정!”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부산의 관문이자 낙동강벨트의 중심인 부산 사상 지역구에서는 여야 후보 캠프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사상구 주례동 주례역 인근에서는 선거 유세 방송 중인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후보의 유세 차량 옆에 국민의힘 김대식 후보의 유세 차량이 접근하며 지지자들 간에 연호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산의 관문이자 낙동강벨트의 중심인 부산 사상 지역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후보(왼쪽), 국민의힘 김대식 후보. 뉴시스

TV 토론회가 진행된 이날 민주당 배 후보는 별다른 일정 없이 토론회 준비에 집중했고, 김 후보는 토론회 준비 틈틈이 시민들과 만나 유세하며 지지세 결집에 열을 올렸다. 특히 김 후보 측은 전날 김 후보가 배 후보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였다.

배 후보와 김 후보는 지난달부터 이뤄진 6번의 여론조사 중 앞선 5번의 여론조사에서 계속해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여왔다. 그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부산일보와 부산 MBC 의뢰로 지난 1~2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김 후보 지지율이 54.1%로 39.7% 지지율을 얻은 배 후보를 오차범위(±4.4%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 중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차범위 밖에서 제가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는데 실제 지역구 현장에서도 지지세가 오른 걸 피부로 느낀다”며 “지난달 한 차례 배 후보가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 오히려 보수 표심 결집의 계기로 작용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에브리리서치가 에브리뉴스 의뢰로 지난달 21∼24일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 배 후보는 46.6%로 김 후보(45.7%)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배 후보 측은 판세와 관련해 “경합 박빙”이라고 평가했다. 배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저희는 전략이고 뭐고 후보가 진짜 절실하고 간절하다. 그걸 시민들께 보여드리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저희는 (우열이) 그냥 똑같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대식 후보가 4일 부산 사상구 주례동 선거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지원 기자

고령층 인구가 많은 사상 지역구 특성상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보수세가 다소 강하게 감지됐다.

김 후보 측에 따르면 사상은 50대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57%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김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례역 인근 아파트 상가에서 자영업을 하는 송명숙(64)씨는 “사상은 노령인구가 많아가 아무래도 국민의힘 지지가 높지예. 요 근방에는 아무튼 장제원 의원이 그동안 잘하기도 했고예”라며 주변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세가 더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취지로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후보(오른쪽)가 최근 지역 주민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배재정 후보 캠프 제공

반면 이른바 ‘샤이 민주당’을 자처하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이추자(89)씨는 “내는 이재명이가 너무 좋아가 민주당에 투표하지 싶은데요. 내는 옛날에 박근혜 팬이었는데 윤석열이가 그래 만들었다 아이가”라며 “주변에 지역구는 2번, 비례는 4번 찍으라고 신신당부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앞에서는 알았다 캐도 내는 그래 안 할랍니다”라고 말했다.

배 후보를 지원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 후보에게 지역구를 물려주고 함께 선거전을 뛰고 있는 현역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영향력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사상 선거전의 관건이다. 배 후보 측은 문 전 대통령의 지원에 힘입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집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김 후보 측은 문 전 대통령 등판이 오히려 과거 문 전 대통령이 사상 지역구 의원을 했던 시절에 대한 부정적 기억과 반발심을 불러일으켜 역효과를 부를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박지원 기자, 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