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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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시장 ‘TSMC 생산 쏠림’ 리스크 부상

대만서 세계 반도체 80% 만들어
“지진 피해 설비 80% 이상 복구”
지진 부상자 1067명·660명 고립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 여파로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TSMC 등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학습 핵심 부품인 엔비디아의 그래픽 칩 등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80% 이상이 대만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TSMC는 이날 전체 공장 설비의 80% 이상을 복구했으며 지진으로 잠시 중단했던 신축공사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라인의 생산 재개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AP연합뉴스

TSMC뿐 아니라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 등 반도체 기업들도 이번 지진의 진앙에서 가깝지는 않지만, 일부 공장에서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점검을 위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만 내 주요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되자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CNN은 “지진이 발생하기 쉽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대만에 마이크로칩 제조를 집중하는 것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영국계 투자은행 바클리스는 TSMC가 이번 지진으로 인한 가동 중단으로 2분기 수익에 6000만달러(약 800억원)의 피해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TSMC가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과 작업으로 인해 수천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반면 이번 지진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TSMC의 주요 시설은 북부 타이베이 인근이나 중부·남부 등으로 이번 지진 진앙인 동부 지역과 비교적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진이 TSMC 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 “관리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대만 소방 당국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일 오후 4시25분 기준 1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1067명으로 늘었고 660명이 고립됐으며 38명이 실종됐거나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워싱턴=이우중·박영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