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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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골든타임 놓쳐… 강화군 60대 섬주민 사망 [뉴스 투데이]

‘닥터헬기’ 못 뜨는 서해 최북단
행정선 타고 2시간 만에 응급실
충주선 70대 여성 이송거부 사망
‘응급실 뺑뺑이’ 최근 2.5배 늘어

충북 충주에서 전신주에 깔린 70대 여성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데 이어 인천 강화군 볼음도에서도 고혈압 등을 앓다가 병세가 악화한 60대 남성이 치료 ‘골든타임’을 놓쳐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4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강화군 볼음도에서는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던 A씨가 갑작스럽게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볼음보건지소 공중보건의는 당일 오전 8시50분쯤 A씨 자택을 찾아 간단한 진료를 보고 병원 이송에 나섰다. A씨는 오전 9시10분 행정선을 이용해 강화군 석모도로 나와 119구급대에 의해 오전 10시43분 경기 김포시 한 종합병원 응급실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하지만 오후 11시쯤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뇌출혈이었다. 골든타임이 3시간 정도에 불과한 뇌출혈 환자가 최초 진료 후 치료 병원에 닿는 데까지 1시간53분이나 걸린 것이다.

 

11개 상급종합병원의 전원(환자 재이송) 거부로 충북 보은군에서 생후 33개월 여아에 이어 충주에서도 70대 여성이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5시11분쯤 충주시 수안보면에서 전신주에 깔린 70대 여성 B씨는 사고 9시간여 만에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에서 최종 사망 판정을 받았다. 신고 접수 후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는 건국대 충주병원과 공공병원인 충주의료원에 이송을 요청했다. 하지만 건국대 충주병원은 “마취과 의사가 없다”, 충주의료원은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119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B씨는 충주 시내 개인병원에서 발목 혈관 연결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혈압이 지속해서 떨어지자 병원 측은 검사를 통해 ‘비장 파열로 인한 복강내출혈’을 확인한 후 ‘큰 병원’으로 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전원 요청을 받은 강원 원주시의 연세대 세브란스기독병원은 “이미 2명의 외과 수술 환자가 대기 중”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 2월18일부터 3월27일까지 38일간 ‘응급실 뺑뺑이’ 사례는 의료대란 이전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공의들 단체행동 이후 119구급대 응급실 재이송 건수는 616건으로, 의료대란 전인 올해 1월1일∼2월17일(47일간) 243건보다 2.5배 증가했다.


인천·충주=강승훈·윤교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