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한의사협회장 “한의사, 양의사 카르텔 깨부술 전문가”

윤성찬 신임 회장, 취임식서 발언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은 4일 “(의료)개혁의 과정에는 양의사를 견제하고 경쟁하며 카르텔을 깨부술 전문가가 필요하다”며 한의사가 이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윤 회장은 이날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5대 회장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4일 서울 강서구 대한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5대 회장 취임식에서 윤성찬 한의협 회장(왼쪽)과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이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제공

윤 회장은 최근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등에 대해 “대한민국 보건의료계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작 양의사라는 직역 하나에 발이 묶여 전 국민이 양의사들의 눈치만 보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건국 이래 수십년 간 이어져온 양방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가 동네의원들의 주 40시간 근무를 자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윤 회장은 “의료인으로서 진료를 무기로 국민을 윽박지르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한의사가 현대 진단기기를 마음껏 쓰지 못하는 점 등을 거론하며 “양방 중심의 의료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며 “더 이상 국민, 국회, 정부뿐 아니라 양의사를 제외한 다른 보건의료직능이 양의사의 눈치를 살피는 이 상황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의사들을 필두로 다양한 보건의료전문가들이 국민을 위해 더 뚜렷한 역할을 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의약이 양방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면 충분히 양의사들보다 국민들의 사랑과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함께 취임한 정유옹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현재 우리 한의계는 시련과 고난에 처해 있다”며 “날로 열악해져 가는 진료 환경과 한의계를 억압하는 각종 법률과 규제 등으로 법으로 보장된 의료인으로서의 권한을 임의로 제약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집행부는 우리 한의사가 대한민국 의료인으로의 당당히 그 본연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