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의 막말 논란이 심상치 않다. 과거 막말이 자고 나면 터져 나온다. 그가 지난해 12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하며 “연산 시절에 스와핑(상대를 바꿔가며 하는 성관계)이 그렇게 많이 있었다”고 말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 1월에는 “윤석열 부부는 암수 구분 안 되는 토끼”, “얼레리꼴레리는 ‘X린다’에서 유래됐다” 등의 말도 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의료계를 겨냥, “이건 미친 나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 옮기기가 낯 뜨거울 정도로 수준이 낮다.
박정희 대통령 및 위안부 비하 발언, ‘이화여대생 미군 성상납’ 발언의 후폭풍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700명이 모여 사퇴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 권고에 김 후보가 마지못해 사과를 했으나 추가 막말이 알려지면서 한두 번 말실수가 아니라 상습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60개 여성 단체로 구성된 ‘찐(眞)여성주권행동’은 그제 김 후보 선거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사죄를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어제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당이 김 후보를 감싸고 돌기만 하니 국민 분노만 키우는 꼴이다.
네이버 검색어 트렌드를 분석했더니 ‘김준혁’이 전 세대에서 관심인데, 2030세대 검색량이 꾸준히 상승세다. 저급한 막말을 내뱉는 이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표를 달라는 걸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다수다. 정작 민주당에서는 위기감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위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김 후보 출마 지역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대위원장도 김 후보 공천 취소나 자진사퇴 가능성에 대해 “지금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심을 읽지 못하는 안일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 사기성 대출 논란에 휩싸인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증빙서류를 허위로 낸 사실이 확인돼 딸이 고발조치까지 됐다. 편법 대출일 뿐 사기 대출은 아니라고 했던 그의 말이 궁색할 뿐이다. 참여연대마저 어제 국회 입성이 부적절하다고 평가한 이들 명단에 양 후보를 올렸다.
민주당은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 이 사안을 애써 모른 체한다. 자격 없는 이들에게 후보 자격을 준 것도 모자라 속속 드러나는 허물을 묻고 가겠다는 심산 아닌가.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오히려 양 후보 대출 의혹과 관련한 금융감독원 감사에 대해 관권 선거라고 역공을 펼쳤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늘 공정과 특권 철폐를 강조해 온 민주당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성난 민심의 역풍이 두렵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두 후보에 대해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처분을 취해야 할 것이다.
[사설] 野, 끝없는 김준혁 막말에도 “판세 변화 없다”… 민심 두렵지 않나
기사입력 2024-04-05 22:47:03
기사수정 2024-04-05 22:47:02
기사수정 2024-04-05 22: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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