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 현상을 언급하며 막바지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범야권 200석’이 현실화될 경우 개헌 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고 읍소하며 일종의 ‘공포 마케팅’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한 위원장은 충남 천안 유세에서 “저희 분석에 따르면 접전 지역에서 골든크로스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면서 “나서주시면 이긴다. 기죽지 말고 나가달라”고 말했다. 여야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박빙 지역구에서 여당 후보가 야권 후보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 것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3일 자체 판세 분석 결과 수도권 26곳을 포함해 전국 55곳이 박빙 지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위원장의 골든크로스 발언은 총선을 사흘 앞두고도 판세가 쉽게 뒤집히지 않는 상황에서 지지층의 사기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한 위원장은 연일 범야권 200석을 언급하며 보수 집결을 위한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북 청주 유세에서 “이 사람들(야권)은 여러분이 200석을 줬기 때문에 뭐든 해도 되는 일종의 ‘007 살인면허’ 같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나라가 망할 수 있다”, “범죄자들이 독재로 대한민국을 무너트리는 것을 막아달라”, “우리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법과 제도, 민주주의를 200석 가지고 뭉개버릴 수 있다”고도 했다.
당 중진들은 여당이 탄핵·개헌 저지선인 최소 101석조차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대국민 읍소에 나섰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번에 질책하셔서 야당이 180석, 200석을 가지고 간다면 정부가 식물 정부를 넘어서 이제 국회는 탄핵을 운운하는 난장이 되고 말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이 최소한의 균형, 최소한의 저지선만은 제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4선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은 “야권이 다수 세력이 되면 대통령까지 탄핵할 것”이라고 읍소했고, 수도권 중진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의원은 수평적 당정관계를 만들겠다며 여당에 기회를 달라고 간청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총선 판도를 결정짓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충청권 지역구 10곳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다. 4·10 총선 전 마지막 주말을 맞아 전날에는 ‘보수의 심장’ 대구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 영남에서 지지층을 결집한 뒤 박빙 지역인 중원으로 북상하며 부동층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3월28일) 이후 세 번째 충청을 찾은 한 위원장은 지역 맞춤형 공약으로 막바지 표심 잡기에 나섰다. 그는 대전 유세에서 “정부가 대전에 과학 R&D(연구개발)에 대해 역대 최고 수준의 예산 투입을 공언했다”면서 “정말 깜짝 놀랄 만큼의 예산 증액을 이뤄내겠다”고 했다. 충남 공주에서는 ‘국회 세종시 완전 이전’ 공약을,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 인근 논산에서는 ‘국방의 메카’임을 강조했다. 친한(친한동훈)계 핵심인 장동혁 사무총장의 지역구이자 지난 1월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던 서천특화시장을 찾아서는 재건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