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인 지난 7일 찾은 울산 동구 울산대교 전망대. 지상 4층(높이 63m) 규모로 59억원(2015년 준공)을 들여 지은 관람 시설이지만, 1층 가상현실(VR) 체험관엔 관람객이 한 명도 없었다. 동작 인식 게임인 ‘울산대교를 달려라’라는 이름의 한 체험 시설은 작동이 되지 않았다. 배 모양 기계에 올라타 바닷속을 탐험한다는 ‘울산해저탐험’ 시설은 전원이 꺼져 있었다. 전망대 층별 안내도엔 ‘2층’이 아예 지워져 있다. 전망대가 메인 콘텐츠이지만, 2층 가는 엘리베이터 버튼엔 ‘사용 불가’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다. 전망대는 운영사업비로 매년 3억8000만원의 예산을 쓰고 있다.
봄철 나들이객으로 붐벼야 하는 울산 동구의 관광 시설 일부가 관리 부실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울산시 종합감사에서 해당 문제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울산시는 8일 “동구에 대한 종합감사결과를 진행한 결과 울산대교 전망대 관리 부실 등 76건 40명에 대해 징계 등의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울산대교 전망대(면적 992.1㎡)는 울산대교 준공을 기념해 지어졌다. 하지만 구의 관리 부실로 파손돼 제 기능을 못하는 시설물이 상당했고, 구는 방문객을 늘리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지적됐다. VR 콘텐츠 중 일부는 사용하지 않거나 4년 전 개관 당시 만들어진 콘텐츠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도 68명이던 VR체험관 하루 평균 방문객은 2021년 58명, 2023년 56명으로 감소 추세다.
어촌의 경제적 활력을 높이겠다며 2013년에 만든 동구 주전어촌체험마을 역시 관리가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촌체험마을은 숙박 등을 할 수 있는 안내센터(지상 3층·면적 561.4㎡), 어촌체험준비동(지상 2층·면적 121.1㎡)으로 돼 있다. 감사에선 어촌체험마을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는 점을 짚었다. 2016년 6496명이던 안내센터(숙박) 이용객은 2018년 2880명, 2022년 1875명으로 감소했다. 2016년 5171명이던 체험준비동 이용객도 2022년 2283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시 감사 부서는 “3층 바비큐장은 벽체 페인트가 벗겨지는 등 낡았고, 고장 난 장비가 방치돼 있었다.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방문객이 줄어 활성화 방안이 절실하다”며 행정상 주의 조치를 내렸다.
세금으로 직원들에게 과한 혜택을 준 사실도 적발됐다. 동구는 지난해 1억6000만원의 예산을 편성, 전 직원에게 20만원씩 실비로 휴양 시설 이용료를 줬다. 실제 숙박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