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위장막 군사 장비·차량 종류도 확인 가능… 북과 큰 격차

軍 정찰위성 2호기 발사

SAR 위성, 전파 송수신해 처리
악천후에도 문제없이 영상 얻어
표적 식별능력 뛰어난 1호기와
장점 조합 땐 더욱 선명한 촬영
11월 3호기, 2025년 4·5호기 발사

北, 이르면 4월에 정찰위성 쏠 듯

“북한 정찰위성과 기술적으로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우리 군의 정찰위성 2호기 발사를 참관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신 장관은 국방부 대회의실에서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주요 군 관계자들과 정찰위성 2호기를 실은 미국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 팰컨9 로켓 발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오전 8시17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로켓은 거대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이 장면을 숨죽이며 지켜보던 국방부 대회의실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우리 군의 군사정찰위성 2호기가 8일(한국시간) 오전 8시 17분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스페이스센터에서 거대한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이번에 발사한 2호기는 북한 내륙 지역을 정찰하고자 군 당국이 추진 중인 ‘425사업’의 일부다. 1호기는 전자광학·적외선(EO/IR) 위성, 2∼5호기는 영상레이더(SAR) 위성이다.

한반도는 흐린 날이 1년 중 70%에 달한다. 광학 장비로 촬영하면 표적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기가 쉽지 않다. SAR 위성은 이 같은 제약을 극복하도록 해 준다. SAR은 전파를 지상으로 쏜 뒤 지상에서 반사되어 되돌아온 전파를 수신, 신호 처리를 통해 영상을 얻는다. 날씨와 관계없이 지상 관측을 수행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술이다. 빛을 잘 반사하는 금속 표적을 구분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튼튼한 장갑과 금속으로 만들어진 레이더·미사일·전차 등의 군사 장비를 북한군이 위장막이나 수풀 등으로 가리면 광학위성은 관측이 어렵지만, SAR로는 식별이 가능하다.

425 위성체계에 속한 SAR 위성은 하루에 4∼6회 한반도를 방문한다. 작전 소요나 환경 변화에 따른 정밀 또는 광역 촬영이 가능하다. 30㎝ 수준의 초고해상도 촬영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정을 하고 영상 판독 전문가가 분석하면 영상에 찍힌 차량 종류도 식별할 수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차량(TEL)과 방사포, 김정은 국무위원장 전용차와 열차의 특성 및 움직임 등도 알 수 있다. 표적 식별 능력이 뛰어난 EO/IR 위성과 전천후 정찰 능력을 지닌 SAR 위성의 장점을 조합·운용하면 매우 선명한 위성 영상을 필요할 때마다 얻을 수 있다. 국방부가 “SAR 위성을 이번에 최초로 확보함에 따라 한국형 3축 체계의 기반이 되는 대북 감시 정찰 능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군은 3호기를 올해 11월쯤, 4·5호기는 내년에 발사해 425 위성체계를 전력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쏘아 올렸던 북한은 이르면 이달 안에 후속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장관은 정찰위성 2호기 발사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북한 정찰위성은 3월에 쏠 수 있을 것이라 봤는데, 추가 보완을 하는 것 같다”며 “기술적 보완이 큰 무리 없이 진행되면 이달 중순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15일이 특별한 날(태양절)이니 쏘려고 하겠지만, 추가 보완을 하려면 4월 말까지 열어 놓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425 위성체계와 비교하면, 북한은 SAR 위성을 아직 보유하지 못했고 광학위성도 해상도 측면에서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다.


박수찬·구현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