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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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센터 만들고 청남대 새단장… 충북, 힐링·체류 휴양지로 [지방기획]

道, 관광 르네상스 프로젝트 수립

3150만명인 年관광객, 5000만 목표
청주국제공항 주차장 등 인프라 확충
中·홍콩·타이베이 돌며 K관광 설명회

2024년부터 ‘몸쉼맘쉼’ 치유여행 스타트
2025년 오송 ‘오스코’ 개관… 마이스 육성
청남대 ‘흉물’ 벙커초소들 갤러리 변신
20일부터 5월 5일까지 봄꽃축제 활짝

충북도가 ‘관광 르네상스 충북’을 기치로 ‘거쳐 가는 관광’에서 ‘머무는 관광’으로의 대전환을 꾀한다. 연간 관광객 5000만명, 체류 인구를 포함한 도내 인구 300만명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충북도는 ‘대한민국 중심 관광 르네상스 충북’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4대 전략과 18개 세부 실천과제로 이뤄진 이번 프로젝트는 국내 관광객 5000만명, 외국인 관광객 20만명 유치가 목표다. 충북 관광 르네상스 주요 내용은 △도전적인 관광기반 확충 △적극적인 관광 마케팅 △새로운 관광상품 개발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다. 관광객 등 체류 인구 136만명을 유치해 기존 주민등록인구 164만명을 포함한 도내 인구 300만명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충북도는 ‘관광 르네상스’를 통해 ‘머무는 관광’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생태휴양복합단지 등이 들어서는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일대 모습. 충북도 제공

도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을 찾은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뛰어넘었다. 2019년 3034만4000명에서 2020년 2069만9000명으로 급감했다가 2021년 2122만명, 2022년 2739만명으로 회복하더니 지난해엔 3155만명이 충북을 찾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인구감소 지역을 대상으로 소규모 관광단지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관광단지와 비교해 기준과 절차를 대폭 완화한 내용이다. 충북도는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시·군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민간 투자를 활성화해 지역별 관광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치유·체험 행사 확대로 새로운 여행 경험 제공

우선 제천시 모산동 의림지 일원에 여행스테이션과 드라이브인 아트홀, 고대 수리 재현 등 역사·문화·생태자원을 활용한 ‘삼색빛 국민정원’을 조성한다.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옛길에는 트리하우스와 전망대, 방문자센터, 친환경 주차장 등이 들어서는 ‘생태휴양복합단지’를 구축한다. 옥천군 안내면 장계리 장계관광지를 ‘생태경관단지’로 만들기 위해 출렁다리와 쉼터, 테마숲길 등을 설치한다. 보은군 속리산면 갈목리 일원엔 산림 테라피센터와 산림문화센터 등의 ‘힐링 아카데미단지’를 만든다. 단양군엔 도담삼봉과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읍을 잇는 ‘에코순환루트’를 조성하고 단양읍 천동리 다리안관광지 내 유스호스텔을 ‘체류형 숙박시설’로 새롭게 꾸민다.

청주국제공항도 연간 이용객 700만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청주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약 369만6000명이었다. 도는 청주공항 이용객이 올해 476만명으로, 내년에는 5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도는 10월까지 530면 정도의 주차면을 확장하고 1300면 정도의 임시주차장을 확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8년 이후엔 제2주차빌딩을 짓는다. 여객터미널과 식당, 면세점 등을 확충해 행정수도 관문 공항과 중부권 거점 공항으로 거듭난다.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담 여행사를 선정하여 여행사별로 최대 1000만원의 성과급을 지원해 K뷰티, 한류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홍보하고 충북 방문을 유도한다. 이달 K관광 로드쇼(중국 청두·선양)를 시작으로 6월 홍콩국제관광박람회, 11월 타이베이 국제여전 등에 참가해 관광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올해부터 ‘몸쉼맘쉼, 충북 치유여행’도 본격화한다. 마음치유와 산림치유, 한방바이오치유, 레이크힐링 융합 클러스터를 운영한다. 소규모 자율 여행을 즐기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충북 일단 살아보기’사업을 5개 시·군에서 추진한다. 한옥체험업, 야영장, 청소년수련시설, 농촌체험휴양마을 등에서 평일(비수기) 숙박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이용 금액의 50%를 지역상품권으로 환급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꼽히는 마이스(MICE: 회의, 포상휴가, 컨벤션, 전시회)산업에도 도전장을 낸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만수리에 청주 오스코(OSCO)가 내년 9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는 전시시설 1만31㎡, 국제회의가 가능한 2000석 규모의 대회의실, 390석 규모의 회의실 9개 등이 들어서고 문화공간인 미술관(823㎡)도 조성된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 헬기장 벙커피갤러리. 충북도 제공

◆청남대,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

남쪽의 청와대로 불리는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도 국민 개방 20주년을 맞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도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문난 인기 명소 ‘청남대 메타세쿼이아 숲’의 데크길을 확장하고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해 ‘메타포레’로 이름을 바꿨다.

대통령의 안전을 위한 청남대 경비초소는 ‘벙커갤러리’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90여개의 경비초소는 민간 개방 후 20년간 인적이 끊기고 방치되면서 흉물로 전락했다. 이곳에 지역 청년 작가의 미술작품이 들어서면서 작은 미술관으로 변모했다. 청남대 수영장은 갤러리로 조성하고 청남대 최고의 경관으로 꼽히는 초가정엔 ‘물멍쉼터’를 만들었다.

청남대에서 펼쳐지는 축제도 자랑거리다.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문화 예술 청룡의 품 안에’를 주제로 청남대 대표 봄꽃 축제인 영춘제가 열린다. 야생화, 바위솔 등 600여 작품과 현대서각, 솟대 등 300여점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달 20일부터 6월23일까지 대통령기념관 1층 기획전시실에선 목판화의 거장 김준권 화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다음달에는 76개국 2500여명이 참석하는 유럽의 대표 마이스 행사인 ‘IMEX 프랑크푸르트 2024’에 청남대가 한국 대표 마이스 시설로 참가해 한국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홍보한다.

도 관계자는 “대한민국의 스위스가 되겠다는 충북의 포부가 성공해 인구감소 시대 지속가능한 충북이라는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길 기대한다”며 “관광객 5000만명 시대를 넘어 누구나 즐기고 쉴 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변화해 충북 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 “산·호수 많아 물멍·산멍 제격… 관광 매개로 인구 감소 극복”

 

“충북에는 네 가지 멍∼ 관광요소가 으뜸입니다.”

 

김영환(사진) 충북도지사는 11일 “충북의 뛰어난 자연환경은 물멍과 불멍, 산멍, 호수멍 등 네 가지 멍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충북 전역을 백두대간과 호수 옆에서 걱정과 근심을 비우고 자기를 만나는 성찰의 관광이자 누구나 즐기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충북도의 관광정책 핵심은 체류형 관광이다.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뛰어나 아침에 왔다가 저녁에 가기 쉬운 곳, 즉 거쳐 가기 쉬운 곳인 탓이다. 이에 도는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이 되도록 숙박시설과 1박2일 콘텐츠, 먹거리 등을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국 어디서나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한 지리적 이점을 살리고 이용객이 급증하는 청주국제공항도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도내 이동시간도 대폭 단축한다. 김 지사는 “총사업비 1조9000억원의 충북선 철도 고속화 기본계획이 확정돼 설계에 들어갈 예정이고, 충청내륙고속화도로도 전체 예산의 95%를 확보해 올해 청주∼원남 구간을 완공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동∼진천을 잇는 고속도로도 민자 건설이 결정됐다”며 “그동안 대전IC로 돌아가며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충북은 부족한 숙소와 교통 기반 등으로 지나치는 관광에 머물렀다. 특히 국립공원과 수변구역 등이 관광기반 개발에 발목을 잡았다. 김 지사는 “충주댐으로 조성된 광활한 내륙의 호수 주변은 관광 개발을 할 기반조차 닦지 못하고 있다”며 “그나마 최근 제정한 중부내륙지원특별법으로 첫발은 뗐으나 개정안을 통해 발전의 틀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부가가치가 큰 관광산업의 중요성과 그 핵심도 짚었다. 그는 “관광은 6차산업으로서 부가가치 제일 큰 산업으로 농업, 전통시장 등을 관광으로 연결하고 국가 소멸이나 지역 경제 등에도 결정적이기 때문에 현재 관광객 3000만명에서 5000만명 시대로 바꾸자는 것”이라며 “외국인 관광객도 대폭 늘리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