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은 범야권의 압도적 승리로 결론 났지만,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서 최대치로 예상됐던 200석은 나오지 않았다.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다수 지역구에서 당선 예측이 빗나갔다.
11일 오전 5시 개표 현황을 종합하면 국민의힘과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전체 300개 의석 중 109개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175개를 각각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군소정당 예상 의석은 조국혁신당 12개, 개혁신당 2개, 새로운미래 1개, 진보당1개 등이다.
이는 전날 오후 6시쯤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출구조사는 국민의힘이과 국민의미래가 85∼105석, 민주당과 민주연합이 178∼197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군소정당의 경우 조국혁신당 12∼14석, 개혁신당 1∼4석, 새로운미래 0∼2석 등으로 예상됐다.
민주당(민주연합 포함)이 단독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동시에 조국혁신당을 합한 범야권 의석이 ‘개헌 가능선’인 200석을 넘을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최종적으로 민주당이 단독 과반의 압승을 거두면서 원내 1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범야권 의석수를 높게 예상하는 바람에 실제 개표 결과는 빗나갔다.
주요 격전지 승패가 출구조사 결과와 다른 곳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출구조사에서 서울 동작을, 용산, 경기 성남 분당갑, 성남 분당을, 포천·가평, 동두천·양주·연천을, 이천, 인천 동·미추홀을, 부산 남구, 북구을, 사하갑, 부산진갑, 경남 양산을, 충북 충주, 강원 원주갑 등 15곳은 민주당 후보의 ‘경합 우세’를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했다. 이들 지역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안팎의 격전지로 꼽힌 곳이기도 하다.
서울 도봉갑·마포갑처럼 민주당 ‘압승’을 예상했다가 국민의힘이 이긴 곳도 있다.
경기 화성정 역시 여론조사·출구조사에서 민주당 공영운 후보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당선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에게 돌아갔다.
경남 창원진해의 국민의힘 이종욱 후보는 출구조사에서 10%포인트 차이로 지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울산 동구의 경우 출구조사에서는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민주당 김태선 후보를 앞설 것으로 예측됐으나, 뚜껑을 열자 김 후보의 0.68%포인트(568표) 격차 신승으로 결론 났다.
이처럼 실제 결과와 출구조사가 크게 달랐던 것은 31.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 때문으로 보인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일에는 출구조사를 진행할 수 없어 사전투표 참여 유권자 1384만9043명의 표심이 반영되지 않아 방송사의 데이터 보정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사전투표에는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이 37.6%를 차지했다. 이때문에 민주당 당선이 예측됐던 경합지에서 국민의힘 당선으로 ‘반전’되는 결과가 여럿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상파 3사는 이번 출구조사 사업비로 총 72억8000만원을 들였지만, 다수 선거구에서 예측이 빗나간 데 대한 지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