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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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국면 시작?… 野, 연일 ‘채 상병·김 여사 특검’ 강조

4·10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대승을 거둔 야권이 정부·여당을 향해 연일 ‘특검(특별검사)법 수용’을 강조하면서 향후 정국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처리를, 조국혁신당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 처리를 벼르고 있다.

 

◆“與, 사실상 탄핵 가까운 불신임 평가받아…채 상병 특검 수용해야”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3일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무능, 사건의 진상규명에 대한 무책임, 진실을 은폐하려는 무도함은 윤석열 정권에서 드러난 총체적 국정 난맥의 압축판”이라며 “정부·여당의 반성과 성찰, 국정 쇄신은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 수용에서 시작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선인들과 함께 지난 12일 오전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시스

권 수석대변인은 이번 총선에서 여권이 대패한 것을 두고 “사실상 탄핵에 가까운 불신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은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의 환골탈태를 요구했다”며 “정부·여당은 집권 2년의 국정 운영에 사실상 탄핵에 가까운 불신임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 대다수가 특검법을 지지하고 있다”며 여권의 수용을 압박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의 반성과 성찰, 국정 쇄신에 대한 의지는 특검법을 대하는 자세에서 판가름날 것”이라며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호주대사 임명은 정권 심판론을 재점화시키는 등 총선에서 큰 쟁점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21대 국회의 임기가 한 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굳이 다음 국회로 (특검법 처리를) 넘길 필요가 없다”며 “여당은 특검법 처리에 ‘협력’이 아닌 ‘의무’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특검법은 범야권의 공조 속에 본회의에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이후 이달 3일 자로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21대 국회의원 임기는 다음달 29일까지로 아직 한 달 이상 남아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채 상병 특검법 처리에 반대해왔으나 이번 총선에서 크게 패배한 만큼 계속 반대 입장을 고수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당장 당내에서는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당선된 안철수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준석도 “수사 만족스럽지 못하면 ‘김 여사 특검’ 가능”

 

조국혁신당은 총선 직후부터 김건희 여사를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국 당대표는 4·10 총선 결과가 확정된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비례대표 당선인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즉각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을 향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 및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을 신속히 규명할 것을 요구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국회의원 당선자들고 함께 행진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 대표는 “이것(김 여사 소환 조사)은 조국혁신당의 요구가 아니라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이라며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22대 국회 개원 즉시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표는 해당 특검법에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김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전날 TV조선 유튜브 채널 ‘강펀치’ 인터뷰에서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현재 수사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당연히 특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따른 김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 등이 포함된 특검법을 주장하는 데 대해선 “국가의 역량 상당 부분이 수사로만 매몰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꼭 필요한 부분에만 특검을 써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