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면 시작하는 것이 있다. 바로 당선인들의 인터뷰다. 지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가 마무리되고 당선인들은 다가올 임기 4년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당선증을 받는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유세차를 타고 당선 인사를 다니는 길 위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던 선거사무실에서 그들은 유권자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또 그들의 발언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세계일보는 15일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의 언론 인터뷰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된 당선 인사를 전수조사한 뒤 챗GPT(ChatGPT)를 이용해 분석했다. 당선과 관련한 발언을 확인할 수 있는 인물은 전체 당선인 300명 가운데 271명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161명, 국민의힘 90명, 더불어민주연합 7명, 국민의미래 7명, 새로운미래 1명, 개혁신당 1명, 진보당 1명, 조국혁신당 3명이다.
챗GPT는 271명의 당선자 발언을 분석해 많이 언급된 주제 10개를 추렸다. 이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주제는 ‘정치 혁신 및 민주주의 복원’으로, 언급 빈도는 총 198회였다. 주로 정치의 투명성과 시스템의 개혁, 민주주의의 강화에 초점을 둔 발언이었다.
이밖에 ‘지역 발전 및 인프라 개선’(182회) ‘국민과 소통 강화’(174회) ‘경제 성장 및 일자리 창출’(168회) ‘교육 개혁 및 지원 확대’(158회) ‘보건 및 복지 강화’(153회) ‘사회적 약자 지원’(149회) ‘정부 비판’(145회) ‘환경 보호 및 지속 가능한 개발’(142회) ‘문화 및 관광 산업 발전’(137회)이 뒤를 이었다.
챗GPT는 전반적으로 당선자의 발언이 ‘반복적인 주제’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발언만 봐서는 어느 정당 소속 당선인의 발언인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적잖고, 소속 정당 간 발언 내용의 차별점이 약하다는 셈이다. 또 ‘경제를 살리겠습니다’ ‘교육을 개혁하겠습니다’와 같이 많은 당선자가 ‘구체성이 결여된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이상’을 말해 유권자가 실질적인 이행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꼬집기도 했다.
‘낮은 자세’ 등 겸손한 태도를 강조하는 수사적 표현이 당선자들 발언에서 자주 등장하는 점 역시 흥미로운 지점이다. 당선자 271명의 발언에서 ‘낮은 자세’라는 표현은 38번, ‘겸손’ 46번 ‘초심’ 44번 언급됐다. 챗GPT는 이를 두고 “정치인이 겸손을 강조함으로써 유권자의 감정적 호응과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면서도 “선거 뒤 발언의 진정성이 의심되며 수사적 전략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정당별 당선자 발언의 특징도 분석했다. 챗GPT는 더불어민주당이 ‘민주주의 복원’ ‘공공복지 강화’ ‘민생 중심 정치’를 강조했다고 풀이했다. 국민의힘 당선인 발언의 특징으로는 ‘경제 발전과 국가 안보’ ‘대화와 협력을 통한 국회 운영’ ‘공공 안전’ 강조가 꼽혔다. 그밖에 정당에 대해서도 조국혁신당 ‘정권 심판과 국민 승리’, 새로운 미래 ‘정치 혁신과 민주주의 강화’, 진보당 ‘사회적 평등과 지속 가능한 개발’로 각 정당의 방점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