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고 원내 1당 지위를 유지함에 따라 21대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입법부 수장인 국회의장을 배출하게 됐다. 관례대로라면 다음 국회에서 민주당 내 최다선(6선)이 되는 추미애·조정식 당선자가 후보군이지만, 두 사람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적지 않아 후보 범위를 5선 그룹으로 넓혀야 한다는 ‘5선 대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회법상 의장은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선출한다. 관례대로라면 최다선인 추 당선자와 조 당선자가 전·후반기를 나눠 의장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두 당선자에 대한 당내 여론이 좋지 않고, 반드시 최다선 의원 중 의장을 선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 점이 변수다. 수도권 한 중진 의원은 “입후보야 누구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추 당선자는 문재인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정면 충돌한 ‘추·윤 갈등’의 당사자다. 각종 수사지휘에서 배제된 윤 총장은 ‘식물 총장’이라는 오명 속 총장직을 던지고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가도로 직행했다. 당내엔 추 당선자에게 정권교체의 책임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 재선 의원은 15일 “추 당선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고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다른 의원도 “추 당선자가 한다고 하면 5선 의원들이 ‘해볼 만하다’고 보고 경쟁이 붙을 것”이라고 했다.
조 당선자도 당 사무총장을 지내며 당내 인심을 잃은 점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공천 실무를 수행하며 친명(친이재명)계에 기운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한 의원은 “사무총장직을 그렇게 잘 한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서울지역 한 의원은 “조 당선자가 나온다 해도 젊은 후보 중에 누가 경쟁자로 나설 것이고, 추 당선자가 나오면 (박지원·정동영 당선자 등) 올드보이들이 경쟁에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기 국회 5선 중에는 안규백·우원식·김태년·정성호 당선자 등이 있다. 이 중 일부는 의장직 도전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출사표를 던질 경우 의장직을 놓고 3∼4파전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선 박병석·김진표 의장 체제에서 민주당의 개혁 입법이 속도감 있게 처리되지 못했다는 불만이 있다. 이 때문에 각종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내야 하는 전반기 국회를 이끌 의장 선출에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일정 부분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