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은 경기도교육청이 ‘기억교실’ 등이 있는 도 교육청 산하 ‘4·16민주시민교육원’의 명칭을 ‘4·16생명안전교육원’으로 바꾼다.
기억교실은 세월호 참사로 숨진 당시 안산시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과 교사 11명이 사용하던 교실 10개와 교무실 1개를 그대로 복원한 추모공간이다. 애초 단원고에 있던 기억교실을 놓고 이를 존치하려던 유가족과 철거하려던 학교 측이 갈등을 빚었고, 2021년 4월 옛 안산교육지원청 부지에 4·16민주시민교육원이 설립되면서 이곳에 둥지를 텄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사고를 교훈 삼기 위해서였다.
앞서 도 교육청은 명칭 변경을 위한 조례를 이달 5일 경기도의회에 제출하면서 안전사고 예방, 생명존중 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임태희 교육감은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전날 도 교육청 누리집에 올린 10주기 추도사에서 추모와 함께 교육적 기능 강화를 강조하며 이 같은 의사를 밝혔다.
그는 “4·16민주시민교육원은 미래지향적 비전을 더욱 깊이 담아 경기교육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경기도교육청 4·16생명안전교육원으로의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며 “4·16생명안전교육원은 4·16민주시민교육원의 중심 가치를 이어받아 앞으로도 진정한 추모의 공간으로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더 안전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우리의 생명을 한 명 한 명 소중히 여기고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교육의 장으로 굳게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육감은 같은 날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에 마련된 기억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곳은 결국 새 희망을 찾는 교육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학년 8반 기억교실에서 4월15일 생일을 맞은 학생의 기억노트에 “슬픔의 기억을 넘어, 생명과 안전의 교육터로 이곳은 영원히 살아 숨 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10주기를 맞은 기억교실을 찾아 교실에 놓인 학생과 선생님의 모습을 바라보니 다시 눈시울이 붉어진다. 가슴 아픈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사고 예방 교육에 힘쓰고 생명존중 교육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일각에선 보수정당 출신 정치인인 임 교육감이 기관 명칭에서 ‘민주시민’을 삭제하고, ‘생명안전’을 집어넣어 진보성향의 정치색을 빼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는 책임을 회피하던 보수정권에 대한 탄핵으로 이어졌고, 이후 진보정권이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
한편 도 교육청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남·북부청사에 이달 11일부터 추모 영상을 게시하는 등 추모행사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