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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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거꾸로 들고 여학생 몰카 찍던 40대男, 경찰 잠복 끝에 검거

피의자 검거 현장. 경기북부경찰청 제공 영상 캡처

경기 고양시에서 여학생 뒤를 몰래 쫓아다니며 신체 부위를 불법 촬영한 40대 남성이 출근 중 우연히 현장을 목격한 경찰관의 잠복 수사 끝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대에 따르면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40대 남성 A씨를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남성은 지난 9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에 있는 한 대로변에서 휴대폰을 들고 지나가던 여학생들을 뒤따라가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북부경찰청 범죄예방대응과 기동순찰2대 소속 신민혁 경장은 지난 9일 오전 8시20분쯤 차를 타고 출근하던 중 도로에서 A씨의 범행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휴대전화(카메라)를 거꾸로 한 채 여학생을 뒤따라가고 있었으며 해당 기행을 목격한 신 경장은 순간 불법촬영 범죄라고 인식해 인근에 차를 정차하고 A씨를 추적했다. 그러나 A씨는 현장에서 사라진 후였다.

 

그는 주변 상가 등에서 폐쇄회로(CC)TV를 확보한 후 A씨의 범죄사실과 동선 등을 파악했다. 이후 다음날 비슷한 시간에 같은 범행 현장을 방문해 잠복 수사를 이어갔다. 11일에는 동료 경찰 2명과 A씨의 주소지 주변도 수색했지만,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그는 11일 오전 7시50분쯤 범행 현장에 다시 찾아 주변을 수색하던 중 A씨의 차량이 시동이 켜진 채 주차되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자신의 차량 앞으로 여학생이 지나가자 차량에서 내려 휴대전화를 들고 여학생의 뒤를 따라갔고 신 경장은 현장을 급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경장은 A씨에게 다가가 “뭘 찍었냐”고 물었지만 A씨는 저항하며 도주를 시도했다. 신 경장은 도망치는 A씨를 넘어뜨려 현장에서 검거했다.

 

검거된 A씨의 휴대전화에서는 불법 촬영물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성폭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 등을 추궁 중이다.

 

경기북부경찰청 기동순찰대는 지난 2월22일 발대해 3월말 기준 법질서 위반과 문란행위에 대해 집중 단속·계도했다. 경찰은 중요 수배자 220여건을 검거하고 형사사건 40여건을 처리 등 범죄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불법촬영 등 디지털 성범죄 문제의 피해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22년 9월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불법촬영으로 신고된 사건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만939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7년 6465건에서 2018년 5925건으로 줄었다가 2019년 7762건으로 급증했다. 2020년에는 5032건으로 다시 줄었지만, 2021년 6212건으로 전년 대비 1180건(19%) 더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2021년 검거된 6212건을 장소별로 보면,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내에서 발생한 범죄가 811건(13.1%)으로 가장 많았다. 길거리 노상에서 516건(8.3%), 역·대합실에서 411건(6.6%) 지하철에서 360건(5.8%) 등으로 나타났으며 청소년이 많은 학교에서 113건(1.8%) 발생한 것을 알 수 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