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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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신분 재판 출석한 트럼프… “美 향한 공격” 주장

전·현직 美 대통령으론 사상 처음
‘성추문 입막음’재판 6주간 진행
주 4회 출석… 선거무대 활용할 듯
외신들 “트럼프 꾸벅꾸벅 졸기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형사 피고인 자격으로 법정에 섰다. 성추문 입막음용 돈을 지급하고 관련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열리는 이번 재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4건의 형사재판 중 유일하게 대선 이전에 결론이 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15층 법정에 도착해 “이것은 미국을 향한 공격이다. 나는 여기 있는 게 자랑스럽다”며 “이것은 진정 정적을 향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과정을 자신의 지지자들을 결집할 선거 무대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나 법정에 있다”… 째려보는 트럼프 전·현직 미국 대통령 중 첫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재판에 출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1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지방법원 법정에 앉아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불만스럽게 노려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입막음용으로 돈을 지급하고 이 비용과 관련된 서류를 조작하는 등 34개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매주 수요일을 제외하고 주 4회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재판 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로 예상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야간 시간에 선거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재판은 최소 6주간 진행된다.

 

본격 심리에 앞서 이날은 배심원 선정작업이 진행됐지만 2시간 동안 한 명도 결정되지 못했다. 재판이 열리는 맨해튼이 미국 전체에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 중 한 곳이다 보니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즐겨 보는 뉴스 매체 등 정치 성향을 추정할 수 있는 각종 질문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우호적인 배심원을 가려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담당 재판관인 후안 머천 판사의 딸이 민주당의 정치 컨설턴트로 일했기 때문에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기피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담당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천 판사의 함구령을 위반해 핵심 증인 대니얼스와 코언을 향해 비판적 게시글을 올렸다며 벌금 3000달러를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을 지켜본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졸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점심시간 직후 판사가 예비판사 96명에게 사건 개요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NYT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이 벌어지고 고개가 가슴팍으로 떨어지는 등 몇 차례 조는 듯 보였다고 보도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