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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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실무형 비대위’ 결론… 전대 속도 낸다

당선자 총회, 참패 수습안 논의

‘새 지도체제 신속 출범’ 뜻 모아
새 원내대표 5월 10일까지 선출
비대위원장까지 겸임 방안 거론
반성·쇄신 목소리 부족 지적도

4·10 총선 참패 후 수습 방안을 고심 중인 국민의힘은 16일 차기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우선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전당대회 실시를 준비하기로 했다. 이날 열린 당선자 총회에서는 반성이나 쇄신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기보다는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합당 의결 등이 이뤄져 일각에서는 여당이 총선에 참패하고도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 총회’를 열고 4·10 총선에서 당선된 지역구 의원들과 비례대표 의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총회에서 국민의힘은 당 쇄신을 위해서라도 가능한 빨리 총선 패배 후폭풍을 수습하고 차기 지도체제를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국민 기대 부응하는 변화·혁신” 결의문 낭독 윤재옥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세 번째)를 비롯한 국민의힘·국민의미래 22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16일 국회에서 총회를 열고 “민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그 첫 수순으로 가능한 빨리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게 준비할 비대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을 빠른 시간 안에 수습해 지도체제가 빨리 출범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밝혔다. 비대위의 성격에 대해서는 “혁신형 비대위를 할 상황은 아니고 전당대회를 치르기 위한 실무형 비대위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비대위의 역할을 실무형·관리형으로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상현 의원은 “여당 사상 이런 참패를 본 적이 없다”며 “참패 원인을 자기 성찰하고 사죄하고 반성하는 게 필요하다”며 “실무형·관리형 비대위라고 하지만 혁신이란 단어가 반드시 들어가는 비대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장직을 누가 맡을지는 결론짓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가 일단 맡은 뒤 이후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넘겨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원내대표 선거는 다음 달 10일 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이 비대위를 맡을지와 관련해 윤 원내대표는 “그런 의견이 있었지만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좀 더 의견을 수렴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으로 창당됐던 국민의미래를 합당하기로 결의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늘부터 합당에 따른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당선자총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당초 총회에서 제기될 것으로 예상됐던 반성의 목소리나 쇄신 촉구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원인이나 지역 등에 대해 거론하기보다 패배 원인을 철저하고 냉정하게 분석해 백서 등을 집필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요구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의원이 “당 재건 과정에서 꼭 낙선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날 채택된 결의문에는 ‘치열한 자기 성찰에 기초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한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자기혁신 노력과 아울러 집권당으로서 당면한 민생과제에 책임 있게 대응한다’, ‘민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17일 상임고문 회의에서 차기 지도부 구성과 당 쇄신 방안에 관한 당 원로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이어 19일에는 총선 낙선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