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北-이란 미사일 협력' 실태는…"1980년대 부터 지속"

미사일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잠수함 분야서도 협력
美정부 "北·이란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난 2019년 11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이란의 군사력과 관련한 보고서에서 탄도미사일 등 이란의 무기체계에 북한의 기술이 연계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은 북한 미사일 기술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했다.

대표적으로 이란의 주력 중거리탄도미사일인 액체연료 추진형 '샤하브3'의 경우 북한의 '노동' 미사일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란이 2017년부터 생산한 '코람샤르' 역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기술과 연계된 것으로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란군이 훈련 중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분야 협력이 1980년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양국은 1973년 수교한 이래 미국에 반대하며 비밀리에 핵과 미사일 개발을 추진해온 공동분모도 있다.

당시 북한은 이란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 스커드 미사일을 개발해 이란에 수출했고, 이란은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성능 개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이란의 미사일 협력은 이후로도 지속돼 미국 정보당국은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자주 내놓았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 2016년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의 탄도미사일 협력이 2013년 이후 잦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도 2019년 공개한 연례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의 군사 분야 협력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미사일 분야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 시설 건설과 잠수함 분야 개발에서의 협력도 함께 언급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지난 2020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고체연료 기술개발에 이란이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북한의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모습.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윌리엄스 부국장은 이란은 고체연료 부문에서는 북한에 비해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고체연료 기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파테' 시리즈가 대표적이라고 밝혔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이란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북한과 협력하는 데 대해 어떤 우려를 갖고 있는지 질문받자 "분명히 그것은 우리가 믿을 수 없을 만큼 우려해온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런 질문이 나온 것은 물론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라는 대형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북한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추측할 수 없다"라면서 "북한, 그리고 이란이 야기하는 위협은 우리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인해 이른바 '북한 변수'가 다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끄는 형국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