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농가가 100만가구 아래로 떨어졌다. 농촌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농가는 물론이고 어가와 임가에서도 고령화 추세가 이어졌다. 농어촌 인구가 빠르게 늙어감에 따라 정부는 소멸을 막기 위해 공간을 재활용하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농림어업조사’를 보면 작년 12월1일 현재 우리나라 농가는 99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고령에 따른 농업 포기와 전업, 도시 이주 등으로 전년보다 2만4000가구(2.3%) 줄었다. 이는 농업조사가 시작된 1949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이기도 하다. 전체 가구에서 농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4.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농가 인구도 줄었다. 지난해 208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7000명(3.5%) 줄었다.
고령화는 더욱 깊어졌다. 70세 이상이 76만7000명으로, 전체 농가 인구의 36.7%를 차지했다. 60대 64만명(30.7%), 50대 31만2000명(14.9%)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역대 최고치인 52.6%에 달해 전년보다 2.8%포인트 상승했다. 고령층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농가 인구 2명 중 1명꼴로, 우리나라 전체 고령인구 비율(18.2%)과 비교해도 고령화가 두드러진다.
가구원 수를 보면 2인 가구가 전체 농가의 57.5%로 가장 많았으며, 1인 가구도 22만6000가구로 22.6%를 차지했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농가의 64.5%는 1년에 농·축산물 판매로 버는 돈이 1000만원 미만으로 조사됐다. 1억원 이상 버는 농가는 4.2%에 그쳤다.
농축산물 판매처는 농협·농업법인이 전체의 35.5%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 직접 판매 30.9%, 수집상 7.1%, 산지 공판장 6.3% 순이다. 전년 대비 정부기관은 35.0%, 산지 공판장은 10.3%, 수집상은 4.7% 각각 감소했다.
어가 상황도 유사했다. 지난해 4만2000가구, 인구는 8만700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1년 전보다 각각 1.8%(800가구), 4.1%(3700명) 줄어든 수치다. 고령인구 비율은 48.0%로 전년보다 3.7%포인트 올랐다.
육림업, 벌목업 등 임업 가구나 나물·버섯 등을 기르는 재배 가구 등을 일컫는 임가는 9만9000가구, 인구는 20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1400가구(1.4%), 5800명(2.7%) 각각 줄었다. 임가 고령인구 비율도 52.8%로 전년보다 4.0%포인트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농촌소멸 대응 추진 전략’에 따르면 정부는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한 비즈니스 창업 활성화를 위해 자금과 보금자리주택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인프라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139개 농촌 지역 시·군별로 3개 안팎의 ‘재생활성화지역’을 설정하고 주거·산업·서비스 기능을 계획적으로 배치해 언제 어디서나 불편이 없는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