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율이 이란과의 전면전 위험이 커지자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최근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극우 성향 연립정부의 지지율이 여전히 야당보다 낮긴 하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이 있었던 지난해 10월과 비교하면 그 격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개인 지지율도 37%로 소폭 상승해 라이벌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와의 차이가 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가장 작은 차이라고 NYT는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은 개전 이후 끝 모를 추락세를 보였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에 이어 자국민 인질 석방에도 실패하면서 10만명 이상이 모여 네타냐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최대도시 예루살렘에서 수차례 개최됐다.
NYT는 최근 이란과 주고받은 본토 공격이 네타냐후 총리의 지지율 회복세에 도움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인의 두려움이 그의 지지율을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 작가인 마잘 무알렘은 “이번 주는 지난해 10월 이후 네타냐후 총리에게 최고의 일주일이었다”며 “우리는 모두 핵무기를 가졌을지도 모르는 이란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번 주 비비(네타냐후 총리의 별명)가 (지지율을) 회복하게 된 이유”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만이 이란에 당당히 맞서고, 다른 나라 역시 그에 동참하도록 구슬릴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정치인이라고 포장해 왔다. 네타냐후가 만들어온 이미지는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면 충돌 위험이 커지자 유리하게 작용했고, 그가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실패했다는 인식을 흐려지게 했다고 NYT는 짚었다.
특히 이스라엘 국민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을 상대로 ‘신중한’ 접근방식을 취한다고 보고 있다. 이란에 대한 억제력을 강화하면서도, 확전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최우선에 둔다는 것이다. 무알렘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네타냐후)가 큰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서 신뢰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