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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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민주노총 탈퇴 강요’ 허영인 SPC 회장 구속 기소

SPC그룹 글로벌 사업 확장 차질 불가피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탈퇴를 강요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된 허영인 SPC 회장(74)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임삼빈)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받는 허 회장을 이날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 연합뉴스

검찰은 전·현직 임원과 노조 관계자 등 총 16명, 피비파트너즈 법인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허 회장과 황 대표 등은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총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2019년 7월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근로자 대표 지위를 상실시키기 위해 피비파트너즈 노무 총괄 전무 정 모 씨와 공모해 한국노총 산하 피비파트너즈노조의 조합원 모집 활동을 지원한 혐의도 있다.

 

피비파트너즈 측은 노조 탈퇴 작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빵기사들의 근무지 등 개인정보를 한국노총 소속 노조위원장에게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허 회장은 그룹 전체를 총괄하며 노조에 대한 대응방안을 최종 결정·지시하는 한편, 노조 탈퇴 현황과 국회·언론대응 상황을 수시로 보고받는 등 본건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허 회장이 구속기소 되면서 SPC그룹은 경영진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황종복 SPC대표이사는 지난달 4일 구속기소됐다.

 

황 대표에 이어 허 회장까지 구속 되면서 올해를 유럽·동남아·중동 등 베이커리 사업의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으려던 SPC그룹의 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PC 파리바게뜨는 2004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싱가포르,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55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K-베이커리 열풍이 불기 시작해 동남아, 유럽, 북미 등에서 인기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경영진의 부재는 자칫 사업의 큰 차질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전국에 총 6000여개의 가맹점들이 오너의 사법 리스크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