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관악S밸리에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이 한두 개 나올 겁니다. 두고 보시면 압니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은 1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S밸리’ 추진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S밸리는 관악구의원과 서울시의원 각 두 번을 거쳐 재선 구청장으로 일하고 있는 그가 민선 7기부터 공들여 조성한 창업 생태계다.
500여개 기업이 입주해 3000여명이 활동 중인 이곳의 지난해 연매출은 366억원, 투자 유치액은 333억원에 달했다. 박 구청장은 2026년까지 S밸리에 1000개 기업을 유치한다고 공언해왔는데, 이즈음 유니콘 기업도 탄생하리라 내다봤다.
이를 위해 구는 최근 S밸리 입주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기업 대표와 함께 방문해 8개 기업의 전시부스를 차리고 판로 개척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름을 알린 4개 기업은 31억원 규모의 국내외 투자 유치에 성공했고, 다른 기업 한 곳은 6000만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따냈다.
구는 LA 한인상공회의소와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혁신 기술을 인정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국 소비자 시장에서 판매망을 구축하는 일도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구청장은 “CES 혁신상을 받는다고 해도 현지에서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것은 아니더라”며 “현지화와 시장 진입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도록 돕기 위해 다각도로 협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올린 이후 S밸리에 입주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높아진 위상은 숫자로 드러난다. 지난달 S밸리의 창업공간인 낙성벤처창업센터와 신림벤처창업센터에 입주할 기업 8개를 선정하는 데 100여개 기업이 신청해 1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2월 구와 서울대학교가 함께한 ‘캠퍼스타운’ 입주기업 공모에는 50팀 모집에 244팀이 신청했다. 박 구청장은 “판교 테크노밸리, 구로G밸리, 강남 테헤란밸리에서 입주를 신청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2022년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 지정, 신림선 경전철 개통 등 호재가 맞물려 시너지가 났다”고 말했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구는 내년 상반기 중소벤처기업 진흥 전문기관인 ‘관악 중소벤처진흥원(가칭)’을 출범할 예정이다. 세무·회계 분야는 물론 해외 시장 경험을 갖춘 전문가를 영입해 해외 홍보·마케팅까지 지원해 기업 성장을 돕는 기관으로 운영한다.
박 구청장은 골목상권·전통시장 살리기도 구정의 핵심 사업분야로 꼽았다. 그는 지난달 구의 대표 상권인 ‘샤로수길’이 서울시 주관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데 특히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 정문의 상징물 ‘샤’ 모양과 신사동 ‘가로수길’의 합성어인 샤로수길은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부터 낙성대역까지 이어지는 골목상권이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카페와 이국적인 음식점, 소품숍이 즐비하다. 서울대생은 물론 55%에 달하는 낙성대동 20~30대 청년 인구가 주 소비층으로, 이들의 입소문으로 단시간 내 급성장을 이룬 상권이다.
공모에 선정되면서 구는 샤로수길 일대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로부터 3년간 최대 3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박 구청장은 “샤로수길만의 특색을 살리고 오래 머물며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 것”이라며 “소상공인이 자생력을 강화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인과 상인의 상생협약을 추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역 경제를 부흥시키겠다는 구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중앙정부와 서울시 예산, 민간 자본을 유치하려 정말 열심히 뛰었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유능한 ‘경제구청장’ 덕분에 잘 먹고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듣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