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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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한우 씨수소 정액 절도범, 같은 옷 입었다 울산 범행도 '들통'

전북 장수군 한 축산 연구소에서 고급 품종의 한우 씨수소 정액을 훔쳐 달아났다 검거된 30대가 울산에서도 동일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 울주경찰서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A(30대)씨를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5일 오후 9시45분쯤 울산 울주군 언양읍 한 축산농가 보일러실 창고에 들어가 시가 1000만원 상당의 한우 씨수소 정액 60캡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훔친 씨수소 정액은 상품성이 좋은 한우를 얻기 위해 개량된 것으로, 축산 농가에서 인공 수정용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 이후 한우 씨수소 정액 캡슐 20개를 1개당 37만원을 받고 판매했으며 나머지 40개는 자연 해동되는 바람에 폐기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범행 사흘 뒤인 같은 달 8일 전북 장수군 한 축산 연구소에서 한우 씨수소 정액 샘플 260개(1억8000만원 상당)를 훔친 사실도 밝혀냈다.

 

경찰은 언양읍 축산농가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범행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와 차량 출입 현황 등을 분석해 장수 축산 연구소에서 한우 씨수소 정액 샘플을 훔쳐 달아났다 열흘 만에 검거된 30대 남성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 현장 두 곳의 절도범이 모두 백팩을 멨고, 헤드랜턴을 착용했으며 체육복에 옷 상표 위치까지 비슷했다.

 

이에 경찰은 장수 씨수소 정액 샘플 절도로 검거돼 교도소에 수감 중인 A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그는 처음에 울주군 사건 범행을 부인했으나, 경찰이 인상착의와 차량 이동 내역 등을 제시하자 결국 범행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축산업계에 종사하면서 관련 공부를 해 한우 개량이나 우량 씨수소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수·울산=김동욱·이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