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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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EU 조사에 ‘보상 중단’ 결정…美 강제매각법에는 "안 떠나"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이 24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서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 시행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틱톡의 미국 내 사업권 강제매각 법률이 제정되자 틱톡 최고경영자(CEO)가 소송전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틱톡 측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틱톡은 항상 EU 집행위원회 및 다른 규제기관들과 건설적으로 관여하려 한다”며 “그들이 제기한 우려 사항을 해결하는 동안 틱톡 라이트의 ‘보상 기능’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집행위가 지난 22일 틱톡 라이트에 대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한 지 이틀 만이다. DSA는 엑스나 틱톡 등 대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내 허위 정보나 불법·유해 콘텐츠의 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발효됐다. 법 위반 시 연간 전 세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

 

집행위는 이용자가 영상을 시청하거나 ‘좋아요’ 클릭, 친구 초대 등을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중독성을 야기할 위험 등에 대한 사전 위험평가를 하지 않아 DSA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날까지 필요한 시정 조처를 하지 않으면 EU 전역에서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 시행을 강제로 금지하는 임시 조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집행위는 이와 별개로 틱톡에 24시간 이내에 사전 위험평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틱톡은 전날 기한에 맞춰 이 보고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추쇼우즈 틱톡 CEO는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틱톡 강제매각 법안에 서명한 직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안심하세요. 우리는 어디로도 가지 않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팩트(사실)와 헌법(미국 헌법)은 우리 편이며, 우리는 다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제매각법의 위헌성을 따지는 소송을 전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하원, 23일 상원을 각각 통과한 틱톡 강제매각 관련 법률은 틱톡 모회사인 중국기업 바이트댄스에 270일(대통령이 90일 연장 가능) 안에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도록 하며, 기간 내 매각하지 않을 경우 미국 내 서비스가 금지되도록 한다.

 

미국 조야의 대중국 강경파들이 중국계 기업인 틱톡을 통해 중국 공산당이 미국선거와 여론 형성 등에 개입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이 같은 법안을 추진했고 중국 정부와 틱톡, 미국 내 틱톡 사용자 중 일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하원은 지난달 같은 취지의 틱톡 강제매각 법안을 처리했으나 상원에서 본격적인 논의는 되지 않았다. 해당 법안은 바이트댄스의 사업권 매각 기간을 6개월로 했는데 이번 법안은 최장 360일로 이를 완화했다.

 

틱톡이 소송전을 벌일 경우 이 법이 실제 시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내 틱톡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약 1억7000만명에 달한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